[스포츠칼럼] 너와 나의 K리그 프로축구, ‘대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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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칼럼] 너와 나의 K리그 프로축구, ‘대박’을 응원한다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6.03.11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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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석(스포츠 기자)

[코리아포스트= 김정미 기자]프로축구 K리그가 12일 개막, 9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구단들은 프리미엄 좌석제 등 새단장하고 팬들을 맞이한다.

‘너와 나, 우리의 K리그’
프로축구 K리그 공식 SNS를 통해 실시된 '2016 K리그 캐치프레이즈 공모전'에서 팬들이 만들고 뽑은 으뜸작이다. K리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공인구 하나하나에 새겨져 2016 시즌 내내 팬과 선수들이 공감하는 연결고리가 된다.

봄 기지개를 켜고 3월 12일부터 9개월 대장정에 들어가는 K리그 팀들은 저마다 축구팬들의 다양한 눈높이에 맞춰 시즌을 맞이한다. 진화된 좌석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관전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올해는 더욱 두드러진다.

FC서울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기존 스카이박스를 리모델링해 무제한으로 맥주와 음료를 즐기며 쾌적하게 관전할 수 있는 스카이펍과 스카이라운지를 신설해 상암벌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연간회원을 위한 블루라운드 등 프리미엄 좌석을 새 단장한 수원삼성은 맥주를 각종 먹거리와 함께 즐기며 관전할 수 있는 페스티볼존을 빅버드의 새 명소로 공들여 오픈했다.

인천은 ‘플래티넘 11’로 이름붙인 1000만 원짜리 초고액 시즌권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는데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면서도 판매액 일부를 사회공헌 지원금으로 돌려 K리그 티켓의 가치를 높였다.

울산현대는 시즌권 한 장으로 복수입장이 가능한 프리미엄좌석을 신설했고 포항은 네이밍된 좌석의 선택지를 더욱 넓혔다. 클래식의 새 식구가 된 수원FC는 치킨석을 기획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는 다년 시즌티켓을 도입한 데 이어 모기업과 손잡고 시즌권을 구매하면 자동차 구매시 할인혜택이 돌아가는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클래식으로 돌아온 상주상무는 가변좌석을 새로 설치해 팬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프리미엄화가 하나의 대세가 됐다. 이런 추세 속에서 한 경기를 봐도 제대로 즐기면서 경험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팬이 그날 느끼는 경험은 모두 경기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2014년 한미축구포럼에서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 미켈 스트로제 마케팅실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팬들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다. 팬들은 그저 22명이 공을 차는 것을 보러 오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경험하기 위해 오는 것이다.”

팬, 수요자 중심의 경기장을 만들어 그 속에서 나(팬)와 너(선수),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K리그를 풍요롭게 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2000년대 초반의 프로축구 르네상스를 희원하는 만큼 2016년엔 제도적인 변화가 모색됐다.

그동안 승점이 같으면 골득실차롤 가려 순위를 따졌지만 올해는 골을 많이 넣은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즉 ‘승점-다득점-골득실차-다승-승자승-벌점-추첨’순으로 순위가 가려지는 로컬룰이다.

국제축구 흐름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격축구’를 유도해 팬들에게 다가가려면 일단 무엇이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에서 그 실험을 눈여겨보게 된다.

리저브(Reserve), 즉 2군 대항전인 R리그가 4년 만에 부활한다. 클래식 6개, 챌린지 8개 팀이 참여하는데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한 23세 이하 선수 의무출전제 도입(2013년)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K리그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반투자로 환영받을 만하다.

3월 29일 FC서울과 서울이랜드의 ‘리틀 서울더비’가 개막전으로 마련됐다. 수원FC의 1부 승격으로 성사된 수원삼성과의 ‘수원성 더비’와 더불어 주목받게 된 지역연고 라이벌전이다. K리그에서도 올해부터는 크고 작은 더비 스토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2016년 K리그의 이슈는 풍성하다. K리거들이 시즌 초반부터 확실하게 팬들에게 응답하는 길만 남았다.
그동안 오일머니, 차이나머니, 아시아쿼터제 등으로 K리거 스타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슈틸리케 한국 A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현장 직관’과 ‘평등주의 발탁’으로 신예 K리거들이 다채롭게 발굴됐다.

여전히 K리그 구단들의 긴축정책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검증된 외인 K리거들이 돌아오고, 또 해외리그를 옮겨 다녔던 스타들도 K리그에 귀환해 새 도전에 나선다. 다양한 방면에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 레알 마드리드의 ‘BBC 라인’처럼 이름으로 결합한 동료 또는 경쟁자들이 K리그의 스토리텔링을 자극한다.

12일 전주성에서 공식 개막전으로 맞붙는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전북과 FA(축구협회)컵 우승팀 FC서울은 ‘2강’으로 꼽힌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구단들이다.

‘LLK’와 ‘아! 데박’이 양 팀의 공격 트리오다. 개막 이전부터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전북은 보강 전력만으로도 베스트11을 따로 꾸릴 수 있을 정도로 극강모드를 갖췄다.

지난해 득점 4위(13골)로 MVP 2연패를 이룬 ‘리빙 레전드’ 이동국이 버티고 있는데다 지난해 제주에서 11골을 기록한 뒤 스카우트된 로페즈, 울산에서 이적한 지난해 득점왕(18골) ‘진격의 거인’ 김신욱이 가세해  'LLK' 라인을 구축했다.

서울도 지난 시즌 중반 대전서 이적한 뒤 뒤늦게 출발하고도 득점 2위(15골)에 오른 아드리아노가 건재하고 2013년까지 K리그 득점왕 3연패로 ‘데얀민국’ 천하를 호령했던 데얀이 중국에서 돌아와 박주영과 공격라인을 형성했다.

특히 2월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10골을 휘몰아쳤는데 아드리아노가 7골1도움, 데얀은 1골1도움, 박주영은 1도움을 기록, ‘슬로스타터’ 오명을 벗는 막강화력을 뽐낸 ‘아! 데박’ 트리오다.

3년 전 K리그를 달궜던 이동국 김신욱-데얀의 골전쟁도 흥미로운 시즌2를 맞게 된 것이다.

‘이창조’ 트로이카는 2라운드 경쟁을 펼친다. 23세 이하 유망주 의무출전제가 낳은 대표적인 영건들로 지난해 영플레이어 최종후보에 올랐던 전북 이재성(7골5도움)-수원 권창훈(10골)-성남 황의조(15골3도움)가 그들이다.

올시즌 K리그 감독과 주장들이 꼽은 최고 활약 예상선수 톱10에도 모두 이름을 올릴만큼 핫한 트리오다. 영플레이어 수상자인 이재성과 올림픽대표팀 에이스 권창훈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황의조는 이동국과 공동 6위였지만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에서 지금 당장 선수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꼽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감독들이 꼽은 선수 1위에 올랐다.

모두들 지난해 슈틸리케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세대교체의 주역들이어서 K리그의 미래까지 짊어질 이들의 스타성을 눈여겨보는 것도 즐거운 시즌 관전법이 될 듯싶다.

루키들 중에서는 ‘환희희’가 시선을 끈다.

지난해 신갈고 졸업반 때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군행 제의를 뿌리치고 FC서울에 입단한 김정환은 화려한 드리블 돌파로 최용수 감독의 무한신뢰를 얻고 있다.

한찬희는 전남 유스팀 광양제철고를 나온 고졸 최대어로 전북으로 이적한 ‘광양 루니’ 이종호의 공백, 그 이상을 메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은 내년 한국서 열리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겨냥한 U-19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원삼성 유스팀 매탄고 출신 권창훈의 직속 후배인 스트라이커 김건희는 대학 최대어로서 해외진출설이 돌았으나 고려대를 중퇴하고 K리그에 뛰어들어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유턴파는 재도약의 기회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무대로 K리그를 택했다.

현역 국가대표로 유일하게 김창수가 J리그에서 돌아와 전북에서 잉글랜드 일본을 거친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보경과 재도약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2010년 월드컵서 골넣는 수비수(2골)로 성가를 높였던 이정수는 5년의 카타르 생활을 접고 친정팀 수원 복귀 약속을 지켰고, 아시아 무대를 누빈 베테랑 수비수 조병국은 인천 상륙으로 황혼의 도전에 나선다.

운영사정이 여의치 않은 팀들로서는 몸값 낮춘 이들 ‘올드 보이’의 경험으로 리빌딩에 따른 젊은피와 간극을 메울 수 있어 서로 ‘윈-윈’을 거둘 수 있는 새로운 도전 모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을 통해 눈높이가 높아진 국내 축구팬들도 찬찬히 K리거들의 도전을 한 시즌 따라잡아보면 많은 재미와 감동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시즌보다 다양한 영건과 베테랑, 토종과 외인 스타들이 동서남북으로 견제와 조화를 이루며 피치에서 풍성한 스토리를 생산해낼 분위기가 예감되는 2016년 시즌이기 때문이다.

글쓴이:김한석 (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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