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거래소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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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거래소 탄생할까
  • 박영심 기자
  • 승인 2016.03.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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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독일, 증권거래소 합병 추진…미국도 인수전에 뛰어들어

[코리아포스트 박영심 기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plc)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 뵈르제(Deutsche Boerse AG)가 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초대형 거래소 탄생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SE는 세계 최대 금융 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City of London) 소재 증권거래소로, 지난 2015년 말부터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1월 말부터 도이체 뵈르제 관계자들과의 합병 논의가 진행돼 왔으며, 지난 2월 23일에 양 거래소 간 합병 논의가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과 독일 거래소가 합병되면 시가총액 280억 달러의 유럽 최대 거래소가 되고,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시장인 CME(311억 달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거래소가 통합되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 그룹 등 미국 업체에도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가능성에 두 거래소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영국과 독일 거래소 간 합병 논의가 언론에 공개된 23일, LSE 주식은 14% 올라 주당 37.22 달러에 거래됐고 도이체 뵈르제 주식은 3.2% 올라 주당 86.92달러에 거래됐다.

이같은 영-독 거래소 합병은 유럽시장 잠식하는 미국계 금융산업에 대한 유럽의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ICE 등 초거대 미국 거래소 기업들이 영국 및 유럽에 진출해 탄소배출권 거래소 등을 독점하는 등 공격적인 유럽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물과 파생상품 시장에서 유럽시장에 진출한 미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에 유럽 금융계의 우려감은 높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 시장을 잇는 기업주식 거래소로 미국 NYSE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LSE, 그리고 LSE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생상품 거래에서 영향력이 큰 도이체 뵈르제가 합병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세계 증권시장이 현물거래보다는 파생상품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LSE는 현물거래에만 집중해왔고, 파생상품 시장에서 상실한 경쟁력을 다른 거래소와의 합병을 통해 찾으려 노력해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파생상품 시장규모가 약 553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비공식적으로는 1000조 달러가 훨씬 넘는 시장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돼 진출비용이 줄어든 상태다. LSE에게 있어 향후 성장동력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특히 영국은 올 6월 23일, 유럽연합으로부터의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합병을 통한 독일 금융시장과의 연계는 탈퇴 이후에도 유럽시장에서의 금융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거대 유럽거래소 탄생 막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2일, 도이체 뵈르제와 더불어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보유한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를 보유한 CME그룹도 런던증권거래소 인수전 참여를 발표했다. 미국으로서는 LSE를 인수하면 유럽 금융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SE 인수전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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