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저 리스크 악몽 재현되나…"선제적 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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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엔저 리스크 악몽 재현되나…"선제적 관리 시급"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3.2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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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누려온 '엔고 효과'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가 21일 공개한 '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우리 기업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지난 1월 29일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했다.

지난 1일에는 재무성이 일본 역사상 최초로 10년 만기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0.024%)로 팔았고 미쓰비시도쿄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 현지 3대 초대형 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보통 예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물가 상승을 실현하지 못한 일본 정부가 양적 질적 완화(QQE) 정책에 한계를 느끼고 금리 하락과 엔화 약세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경기 활성화를 꾀하는 차원이다. 한마디로 마이너스 금리는 '물가상승률 2% 조기 달성'을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만으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거나 임금을 인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경기활성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통해 기업 실적이 호전돼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아 향후 일본 경기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트라는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현지 기업들이 마이너스 금리가 자사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일본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직후 엔화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1,102.75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엔저 리스크가 몰고 온 수출 악재에서 벗어나 우리 기업이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엔고가 지속하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엔화 가치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칸노 마사아키 JP모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고 현상'을 해외 시장의 동요에 따른 것으로 보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다시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의도대로 환율이 엔저로 전환되면 우리 기업이 최근 엔고로 누렸던 이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코트라는 일본 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금융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엔저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상훈 코트라 아대양주팀장은 "우리 기업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크게 동요하지 말되 중장기적으로 엔저를 염두에 둬야 한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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