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부터 나라장터까지…아프리카에 번지는 'IT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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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부터 나라장터까지…아프리카에 번지는 'IT 한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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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지금까지는 입찰자가 관련 서류를 출력한 뒤 뭉치로 들고 직접 찾아와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으니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르완다 조달청의 '이-프로큐어먼트(e-Procurement·전자구매)' 프로젝트 매니저 리처드 미감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시내 밀 콜린 호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프로큐어먼트'는 르완다 정부와 KT의 현지 자회사 AOS(Africa Olleh Services)가 작년 초 시작한 한국 전자조달시스템 이식 프로젝트를 말한다.

▲ 르완다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 시범 사이트 [KT 제공]

이달 초 르완다 전자조달시스템 시범 사이트(umucyo.gov.rw)가 문을 열어 재정경제부, 르완다개발위원회 등 일부 부처가 사용자 등록을 하는 중이고, 오는 9월이면 전 부처가 등록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국내에서 나라장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한국 전자조달시스템은 유엔 공공 서비스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나라장터는 베트남, 몽골, 튀니지 등 이미 다른 나라에 여러 차례 수출된 바 있으며 무상원조가 아닌 수입국 정부가 예산을 들여 계약한 것은 코스타리카에 이어 르완다가 두 번째다.

남한 면적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국토가 작은 편인 르완다는 IT 강국으로서의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다. 특히, KT가 2000년대 중반부터 르완다에 진출해 와이브로, 광케이블, 4G LTE 무선망 등을 공급한 덕에 한국 기술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김성우 AOS 이사는 "르완다의 국가발전전략인 '비전 2020'을 보면 IT 산업이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라며 "농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을 건너뛰고 IT 기반의 지식 생산 국가로 발돋움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배워서 실행하겠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한국과 협업을 통해 기술을 이전받는데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르완다는 한국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식 받기 이전에 이미 다른 나라로부터 전자 정부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공급받았다가 기술 이전이 되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AOS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각 부처의 조달 업무 담당자들을 현장으로 불러 수차례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르완다 자체 IT 역량을 키우기 위해 현지 직원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시스템 이식 뒤 바로 손을 뗀 다른 나라 기업들과 달리 향후 1년여간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모니터링하면서 유지·보수 등을 도울 예정이다.

한편, AOS는 르완다를 시작으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한국의 전자 정부 시스템을 전파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우간다, 탄자니아 등 인접국이 르완다를 지켜보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우간다 정부는 한국의 전자 정부 시스템에 매우 호의적인 반응이다.

김 이사는 "지금은 레퍼런스와 역량을 쌓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르완다가 아프리카 내에서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데다 동아프리카경제공동체(EAC)의 일원인 만큼, 이곳을 교두보로 인근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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