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양대 노조 동시 파업이라니…" 울산시민 한숨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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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 양대 노조 동시 파업이라니…" 울산시민 한숨 깊어져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7.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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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 "가뜩이나 어려운 때에 대기업 노조들이 연대 파업까지 한다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동시 파업을 추진하자 울산시민과 지역 경제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13일 함께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가결되면 오는 20일 동시 파업을 예고했다.

▲ 7월 열린 현대차 노조의 임금협상 보고대회 조합원 집회 모습.

이 때문에 현재의 조선업 위기와 지역경제 침체가 더욱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시민 신모(28·동구 서부동)씨는 "지역 경기가 어려운 마당에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분위기가 더욱 침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노조가 파업보다 회사의 위기 극복 노력에 동참해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빨리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동구의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하면 근로자의 회식이나 외식 줄고, 소비심리도 위축돼 장사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조선업 상황이 좋지 않은데 파업까지 한다니 상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 조선업 침체기에 경기가 얼어붙은 울산 동구 상가 모습.

북구의 한 요식업체 관계자는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하면 음식점은 타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한숨 지었다.

그는 "파업 때는 평소보다 매출이 30~40% 줄어든다"며 "이 때문에 특히 현대차 근로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북구 명촌동 일대 음식점 업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회사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2회 독(노조의 요구안을 2차례 확인한 것)을 끝낸 상황에서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임금체계 개선, 주간 연속2교대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 등 실질적인 논의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서도 회사는 영업이익이 하락세고 내수 점유율도 떨어져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다.

해당 자치단체장도 "경제위기 극복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명호 동구청장은 "현대중공업 노사가 힘을 모아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권 구청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산업의 중심 도시로 불리던 동구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양보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회사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멈추고, 노조는 한발 양보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달라"면서 "구청장으로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또 "동구가 조선산업 침체를 딛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현대중공업을 조속히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 상공계도 노사 양측에 상생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 올해 4월 조선업 침체 속에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울산 동구의 전통시장 모습.

정창훈 울산상공회의소 기획홍보팀장은 "수주 가뭄과 수출 부진으로 지역 주력산업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지역기업 경기실사지수(BSI·기준 100)가 조선은 56, 자동차는 75 등 3년 이래 최악을 기록, 불황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이러한 위기에서 노사의 대립은 기업 미래와 지역경제의 불확실성만 가중한다"며 "노사는 경쟁력 향상과 자구노력에 힘을 모아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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