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폴크스바겐…美캘리포니아주, 3천㏄차량 리콜안 '퇴짜'
상태바
설상가상 폴크스바겐…美캘리포니아주, 3천㏄차량 리콜안 '퇴짜'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7.14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 당국이 폴크스바겐의 3천㏄ TDI 디젤 승용차에 대한 리콜 제안을 거부해 폴크스바겐의 곤경이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폴크스바겐 경영진과 변호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리콜 제안이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미국 환경청(EPA)과 함께 해결책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CARB는 지난 2월 폴크스바겐 측이 첫 리콜 계획을 제출한 이후 협의를 계속해왔으나 1차 제안은 불완전했고 지난 6월 제출한 추가 데이터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에는 크게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환경청 대변인은 폴크스바겐의 제안이 부적절하다는 CARB의 판단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협의하는 리콜 대상은 3천㏄ 디젤 엔진을 장착한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셰 브랜드의 승용차 8만5천대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운행되는 문제의 차량은 1만6천대 정도다.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난 문제의 디젤 엔진은 아우디 A6·A7·A8 세단과 Q5·Q7 SUV, 포르셰 카이엔, 폴크스바겐 투아렉 SUV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포르셰 매장에 전시된 카이엔(오른쪽).

폴크스바겐은 지난 6월 미국에서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총 147억 달러(약 17조4천억 원)를 지불하기로 미국 정부 및 소비자측 소송 대리인들과 합의한 바 있다.

배상 대상은 배출가스가 조작된 2천㏄ 디젤 승용차로, 3천㏄ 승용차들은 제외돼 있다. 폴크스바겐은 최대 48만대의 2천㏄ 승용차들을 되사기 위해 최고 10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 캘리포니아주 정부 당국이 3천㏄ 리콜 제안을 거부한 것은 천문학적 배상 합의에도 불구하고 폴크스바겐이 스캔들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에서 최소한 5개주 정부와 투자자, 대리점들이 제기한 소송은 물론 독일에서도 소비자들의 배상 요구를 포함한 소송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폴크스바겐이 치를 대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고 측의 민사 소송 비용을 물어줘야 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독일, 한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 조사의 결과로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천문학적 벌금을 내야 할 공산이 커졌다. 독일 검찰이 벌금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독일 언론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 인근의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은 이 회사 경영진에 이미 진행중인 4건의 형사사건 외에 손해도 배상하게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클라우스 치헤 검사는 폴크스바겐이 독일에서 손해배상을 하게 될 경우 금액은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배출가스를 조작한 차량 1천100만대를 팔아 벌어들인 수익에 맞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폴크스바겐이 디젤 조작으로 이득을 챙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