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eoul U’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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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eoul U’가 뭐지?
  • 이경식 발행인
  • 승인 2016.07.21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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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분야가 아닌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정답이다

[코리아포스트 이경식 발행인] 우리 나라 사람들 중에는 뭐든지 다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부는 고기를 잡고, 운전기사는 자동차를 몰고,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고, 그리고 정치가는 정치를 잘 하면 된다.
가끔 보면 전혀 자기 영역이 아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단히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가끔 본다. 그리고 문제가 되면 금력이건, 권력이건, 인맥이든 모든 걸 다 동원해서 자기의 잘못은 까맣게 잊은 채 잘못된 주장을 지키고 관철하려고 가진 괴변을 다 늘어 놓는 경우가 많다.
영어는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더욱 좋기는 영국인이나 미국사람, 아니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사람, 그것도 어려우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남아공 사람들과 같이 영어의 역사가 우리보다 긴 나라의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작년 가을인가 ‘I Seoul U’란 영어 표현을 가지고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아니, 아직도 진행형 인 것 같다.
물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표현 이었는데 아직도 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별의 별 구실과 궤변을 동원해서 ‘I Seoul U’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그 표현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사람 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I Seoul U’는 건재하다.
당시의 언론 기사를 보았다.
작년 10월 말에 방영된 MBC 정동욱 기자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나는 널 서울한다'라는 뜻이라고 했다. 영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모두 그렇게 이해 했을 것이다. 당시의 기사를 부분 옮겨 본다.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새 도시 브랜드인데 공개하자마자 논란이 뜨겁습니다.
서울시가 13년간 사용해오던 공식 도시 브랜드 '하이 서울'(Hi Seoul!)을 '아이 서울 유'로 바꿨습니다.
“새 브랜드 개발 비용과 선포식 행사 등에 12억 원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음식점 간판, 버스 간판, 세계 곳곳에 설치된 기존의 ‘하이 서울’ 브랜드 교체 비용은 수백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이 서울’이 이제 정착됐는데 서울시가 전시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의 의견도 소개 되었다. "브랜드 가치가 294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기존의 ‘하이 서울’ 브랜드를 굳이 왜 바꿔야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시 ‘아고라 뉴스’도 비슷한 글을 올렸다.
‘I.SEOUL.U’ 브랜드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54.6%에 찬성11.9%”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반대 의견이 가장 높았는데, 서울시민의 66.5%는 반대 한다고 답해 찬성 의견의 4배가 넘었다.
전에 쓰던 ‘Hi Seoul’을 그대로 쓰면 어떠냐는 설문 조사도 있었는데, “그대로 쓰자”가 35.8%로 나왔고, 새로 공모하자가 18.9%로 나타났다고 한다.
어는 외국 사람에게 물으니, ‘I Seoul U’가 ‘내가 너를 봤다’(I saw you)로 들렸다고 한 보도도 나왔다.
그렇다. ‘Hi Seoul!’은 ‘안녕하세요, 서울?’로 번역이 되어 ‘I Seoul U’보다는 천 배, 만 배 낫다. 아니, 최소한 의미가 통한다. 물론 ‘Seoul!’ 語尾의 음이 올라가서 듣는 사람의 느낌도 좋다. 그렇다고 원어민이 볼 때 완벽한 말은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I Seoul U”보다는 천배, 만배 낫다.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를 한다.
다만 賢者는 그것을 곧바로 인정하고 고친다.
반대로 愚者는 틀린 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것을 고집한다.
그런데 결국 패자는 그 사람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기중 박수 받을 일을 많이 하였다. 작년 메르스 파동때도 그랬고, 서울시 경비를 3조원이나 절약했으며, 맥쿼리 9호선에서도 3조원, 그리고 시립대 등록금도 반으로 줄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작년 메르스 파동 때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중앙정부와 각을 세워가면서 까지 과감한 시민 보호 대책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런데, ‘I Seoul U’ 문제에 있어서 만은 좀 양보를 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 필자는 거의 전 생애를 영문을 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한국전 당시에는 영국연방사단에서 통번역을 하였고, 군복무도 통번역을 하면서 4년을 근무했고, 제대를 하고 나서도 계속 통번역 업무를 맡아 했다.
그런 덕으로 1973년에는 한국일보/코리아타임즈 공동 주최의 ‘한국문학번역상’을 탔다. 그 후 코리아타임즈와 코리아헤럴드에서 칼럼을 썼고, 얼마 후 아예 코리아헤럴드에서 문화부장으로 입사를 했다. 그러다가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을 했고, 그의 언론 통폐합으로 그 직에서 물러나, 지금의 코리아포스트를 창간하였다. 창간 파티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1년이 지났고, 현재는 영문 3개, 국문 2개의 강소 종합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60여년을 영어만 가지고 씨름을 하며 살아 왔다.
영문 3개, 국문 2개의 작지만 종합언론사를 경영하면서, 수많은 국가원수를 인터뷰했고 기사를 실었다. 영국의 죤 메이저, 핀란드의 할로겐 수상,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대통령,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바스퀘즈 우루과이 대통령, 본데빅크 노르웨이 수상, 바가반디 몽고 대통령, 아지스 파키스탄 수상,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그외에 많은 나라들의 국가 원수를 인터뷰하고 가사를 실었다.
그런 내 눈에도 ‘I Seoul U’는 무엇을 어떻게 가져다 붙여도 그대로 ‘I Seoul U’이고 아무 뜻도 없어 보인다. 아무리 노력해도 번역이 되지 않는다. 그냥 단어 3개를 나열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다른 말로 바꿨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 ‘내가 모르는 것은 오기 부리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기자’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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