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라앉지 않는 불매운동…'짝퉁' 애플대리점서도 불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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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라앉지 않는 불매운동…'짝퉁' 애플대리점서도 불매 시위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7.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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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이닝의 '짝퉁' 애플대리점 앞 불매시위[웨이보 캡처]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판결에 반발해 중국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 움직임이 사그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짝퉁' 애플 대리점 앞에서까지 불매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19일 저녁 중국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 수이닝(휴<金 대신 目변 錐>寧)현의 애플 대리점 앞에서 벌어졌던 불매 촉구 시위의 웃지못할 해프닝을 홍콩계 봉황망이 22일 뒤늦게 전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수이닝현 KFC 점포 앞에 모여든 3천여명의 군중들이 "중화를 사랑하자"며 KFC 불매촉구 시위를 벌이다 300m 떨어진 부근의 애플 대리점으로 옮겨가 또다시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 여성이 확성기를 들고 단상에서 "미국 제품을 사지 말자, 애플 휴대전화를 중국에서 내쫓자"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점포내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영상과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시위가 벌어졌던 점포 외관이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의 애플 대리점과는 판이하게 다른 점을 발견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수이닝현 대리점은 찾을 수 없었다. 중국에는 애플의 직영 대리점이 1, 2선 도시를 중심으로 30여곳에 불과하다.

특히 점포 간판에 붙어있는 애플 사과 로고의 한입 베어먹은 부위가 원판과는 반대인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다는 게 이 점포가 '짝퉁'임을 확인시켜준 결정적 증거였다.

결국 중국산 스마트폰도 함께 파는 무허가 애플대리점 앞에서 불매시위를 벌인 꼴이 된 것이다.

인민일보,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가 "애국을 표현하는 바른 방식이 아니다"고 제동을 걸고 공안당국도 불법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KFC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은 반(反) 애플, 맥도날드 등으로 확산되며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웨이보에는 아이폰을 부숴버리는 인증 사진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불매운동을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긍정 평가하며 부추기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애국과 급진적 언행을 분리하자'는 제목의 이 사설에서 "불매시위는 소수가 점포 밖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정도에 그치고 전국 수천여곳의 KFC 매장 영업에 실질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고 있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말하는 '불매'라는 것도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애국주의에 대한 조소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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