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전기요금 폭탄' 우려…"교육용 전기요금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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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전기요금 폭탄' 우려…"교육용 전기요금도 바꿔야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08.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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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학교에서도 '전기요금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기본요금이 전체 요금의 40%를 넘는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냉방 기준을 따로 정하지 않고 학교에서 자체 에너지 심의위원회를 통해 냉방 기준을 자율적·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침에 따르면 학교시설 냉방 기준온도는 26도지만 학교에서는 따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짧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이달초 개학한 일부 고등학교 등에서는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껴 점심 시간에는 아예 에어컨을 끄는 등 에어컨 사용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교육용 전기요금은 가정용 전기요금과는 달리 누진제는 적용되지 않지만, 별도의 독특한 구조가 적용되고 있다.

교육용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에 전력 사용량 요금을 더해 결정된다.

이 중 기본요금은 일반적인 '기본료'와는 달리 일정하지 않다. 정해진 기본 단가에 피크 전력 사용량을 곱해 기본료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3∼6월의 기본요금은 겨울철(12월∼2월) 피크 사용량 전력에 따라 결정된다. 하반기 기본요금은 여름철(7∼9월)과 겨울철 피크 사용량 전력 중 많은 쪽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다 보니 교육용 전기요금에서 기본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이른다. 또 여름 폭염에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다 보면 피크 사용량을 기록해 하반기 기본요금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13년 전국 1천여개 초·중·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96.7%가 학교 공공요금 중 전기요금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전기요금 때문에 냉난방 가동 시간과 횟수를 조정한 일이 있다'는 학교가 87.9%였고 '전기요금 때문에 다른 학교운영비를 줄인 일이 있다'는 학교도 72.2%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을 충당하는 학교 운영비가 당시 조사 때와 비교해 그다지 늘어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이런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기본요금을 줄이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각 학교에 피크수요 전력 관리 장치를 보급하고 교육청을 통해 피크 수요 관리 자료까지 만들어 안내하고 있다.

또 기본요금을 월정액으로 바꾸는 방식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등과 논의하고 있지만 산자부 등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당정협의를 통해 여름(7∼8월)과 겨울(12월∼2월) 전기요금 할인율을 기존 4%에서 15%로 대폭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7∼8월 요금의 경우 해당하는 달에 쓴 요금 전체를 할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4∼6월 사용한 평균 전력량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15%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라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에는 부족한 전기요금을 학교회계에서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시도교육청에도 추가경정예산에서 전기요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위해서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일선 학교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률 개정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등 야권 의원 13명은 지난달 초·중등교육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에 대해서는 일반 교육용 전력 전기요금의 70% 수준에서 요금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우택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도 지난달 26일 교육용 전력 전기요금 수준이 농사용 전력 전기요금을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학교 살림살이에서 가장 고민이 큰 부분이 전기요금"이라면서 "교육복지 차원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의 요금을 할인하거나 교육용 전기요금을 산업용이나 농사용 정도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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