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수장, 사드 입장차 재확인…"소통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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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수장, 사드 입장차 재확인…"소통 지속"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08.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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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민수 기자] 한국과 중국이 24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기존의 입장차를 확인하면서도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도쿄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도쿄의 한 호텔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양 장관이)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양측의 기본 입장을 교환하고, 이와 관련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윤 장관이 '특정 사안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대국(큰 국면)이 저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도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사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한중 우호 협력 관계에 전면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한중이 협상을 진행해 쌍방이 타당한 해결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한미의 지난달 8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정면으로 대립해오던 한중 양국의 외교수장이 이 문제에 대해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공통적으로 밝힌 것은 주목된다.

 
그간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때리기'를 계속해 온 중국 측이 타협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여지를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왕 부장은 "알다시피 우리는 사드 문제를 거론했고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결연히 반대 의사를 견지했다"며 사드 배치가 철회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조치이며, 북핵 위협이라는 근본 원인이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장관은 북한의 이날 오전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최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발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중 간 긴밀한 협력 하에 각종 양자 및 다자 계기를 통해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안보리 결의를 계속 엄격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회담에서 양 장관은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왕 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항저우 G20 정상회의 참석을 환영했다"며 양 장관이 이번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도 회의를 마친 후 "G20 정상회의,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양측 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G20을 계기로 한 한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양국의 논의가 얼마나 진전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한·중 수교(8월24일) 24주년 기념일에 열려 이목을 끈 이날 회담에서 양 장관은 한중관계의 중요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윤 장관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왕 부장도 한중관계의 지속적 발전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양 장관은 수교 25주년을 맞는 내년이 "매우 중요한 해"(왕 부장)이자 "한 단계 높은 관계로 도약하는 계기"(윤 장관)라고도 밝혔다.

지난달 말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 달 만에 만난 양국 외교수장은 예상시간인 1시간을 훨씬 넘도록 회의를 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한·중 관계 및 한반도 정세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매우 진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하에서 유익한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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