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최악의 실적에도 성장률 상향조정 '적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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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 최악의 실적에도 성장률 상향조정 '적정성 논란'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8.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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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대만 정부가 최근 치솟는 실업률과 수출실적 악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나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 취업난에 실업률이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도 16개월 연속 감소하며 사상 최장의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서 정부만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자 연구기관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대만 경제부는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06%에서 1.22%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29%, 0.79%에 그친 성장률이 3분기에는 1.99%, 4분기 2.38%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종전의 분석을 감안한 수치다.

그러면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관련된 반도체 및 IT 제품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디스플레이 판매도 동반 상승해 경기호조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만 정부의 낙관론이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대만의 7월 수출은 350억3천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3.4% 감소,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정부의 당초 전망치 355억∼360억 달러를 크게 밑돈 수치다.

실업률은 약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4.02%로 전월 대비 0.1% 포인트 상승해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들 실업자 47만2천명 가운데 20∼24세 청년층이 13.5%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심각성을 더했다.

대만 정부는 수출 실적 부진에 대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의한 컴퓨터 단가 하락과 더불어 일본 노트북 수요의 위축, IT관련 상품 주문량 하락 등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실업률에 대해서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학생 졸업 시즌과 맞물려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인터넷매체 천하(天下)는 "대부분의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1% 미만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1%대 경제성장을 내다보는 유일한 기관이 바로 대만 경제부"라고 전했다.

대만 정부는 오는 9월말 선보일 예정인 아이폰7에도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지만 아이폰7 특수를 누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폰7은 대만의 폭스콘과 페가트론이 위탁 제조를 맡으며 대만 TSMC가 아이폰7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칩인 A10을 전량 공급하고 있다.

최근 아이폰 수요 감소에 따라 애플에 의존하는 대만 IT업체들의 매출과 채산성은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아이폰7 생산량을 아이폰6보다 30% 줄인 상태에서 대만 협력업체들에게 단가를 20% 낮출 것을 요구하며 이를 거절할 경우 중국업체를 찾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대만 업체들은 애플의 단가인하 요구에 마진이 거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749달러짜리 아이폰 6s(16기가 기준)의 경우 부품원가는 대당 231.5달러로 조립비용 4.5달러까지 합치면 236달러라는 게 대만 업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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