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7조 원 中 연금펀드 자금, 연내 자국증시에 대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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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7조 원 中 연금펀드 자금, 연내 자국증시에 대거 투입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10.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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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중국증시에 최대 67조 원에 이르는 중국의 연금펀드 자금이 연내 대거 투입될 전망이다.

중국 지방정부가 운용하는 다수의 연금펀드 자금이 전국사회보장기금(NSSF)에 이전되면서 본격적으로 증시에 투자할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민생부는 다수의 지방정부들의 연금펀드의 자산을 NSSF에 이전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지방정부가 자산 이전 계약에 참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방 연금펀드들이 보유한 자금은 5조 위안(약 840조 원)에 달하지만, 그동안 투자 대상이 은행예금과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한정돼 있어 극도의 수익률 부진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 자금은 이제 NSSF로 이전됐기 때문에 주식이나 주식펀드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NSSF의 수익률 증가를 위해 위험(리스크)이 큰 자산으로 투자 범위 확대를 허용해, 주식과 주식펀드에 최대 40%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증시의 거품이 터졌던 지난해 6월 지방 연금펀드의 자산을 NSSF로 이전하는 개혁안 마련에 착수했다. 초저금리로 고전하는 지방 연금펀드에 숨통을 터주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억제하기 위해서다.

작년 말 현재 1조9천억 위안(318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NSSF는 더욱 많은 실탄을 확보한 셈이어서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NSSF가 큰손으로 등장하면 기관투자자들보다 영향력이 컸던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증시에 안정적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연금개혁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NSSF는 지방 연금펀드들로부터 받은 자금 가운데 1차로 연말까지 2천억∼4천억 위안(33조5천억 원∼67조 원)을 증시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스털링 파이낸스의 스튜어트 레키 회장은 "개혁안은 원래 증시 부양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중국정부가) 잘못된 이유로 잘된 조처를 하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 사진=중국증시에 최대 67조 원에 이르는 중국의 연금펀드 자금이 연내 대거 투입될 전망이다.

NSSF는 지난 15년간 9%의 명목 수익률을 기록해 세계적인 연금펀드인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에 견줄 수 있는 정도라고 자부하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러나 중국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연금가입자의 생계를 보장해줄 만큼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다이아몬드 교수는 "더는 중국의 연금제도를 개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조리 해체해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는 수익률이 낮은 중국 연금펀드들의 고민거리다. 중국의 노인부양률은 2030년께 현재의 2배인 30% 수준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부양률은 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을 나타낸다. 중국의 노령화 속도는 전 세계보다 훨씬 빠른 축에 속하는 셈이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로 큰 국가가 이렇게 빨리 인구구조의 전환을 거치고 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밝히면서 "언젠가는 (연금펀드에 대한) 정부의 자금 투입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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