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발행인 칼럼] 주한 폴란드 대사 귀국 아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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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식 발행인 칼럼] 주한 폴란드 대사 귀국 아쉬워하며
  • 이경식 발행인
  • 승인 2016.12.2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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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우의, 친선 협력 증진에 진력”…베스트 주한대사 중 한분

[코리아포스트 미디어 이경식 발행인] 영문일간 코리아헤럴드에서 문화부장을 역임하고 코리아포스트를 발행하면서 영문 언론에 종사한지도 어언 45년이 넘었다. 그 긴 기간 각국 국가원수와 대사들을 커버하면서, 과연 어는 나라, 누가 가장 親한적이고 또 진심으로 한국과 한국민을 위하는가를 나름대로 가늠할 수 있는 ‘눈’도 생겼다고 자부하고 싶어진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111개국의 주재 대사관이 있고, 또 비슷한 수의 대사관이 일본, 중국 및 미국 등 해외에 주재하면서 겸임 대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각국 대사 중 과연 누가 자국과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양국간의 우의, 친선 그리고 협력 증진에 진력하고 있을까?

그건 그들 전부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중에는 불미한 일도 생겨 도중 하차하고 귀국하는 대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사들은 최선을 다해서 자국과 한국과의 관계 증진, 특히 경제 협력 증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크쉬슈토프 마이카 주한 폴란드 대사(좌측)와 조피아 마이카 부인이 송년 연회를 가졌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拔群의 예가 있다.
그 중의 한 예가 주한 폴란드 대사라고 하면 아마도 토를 달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그는 정말 친한파 대사 이다. 대사 뿐만 아니라 부인도 그렇다. 아니 오히려 부인이 더 친한파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친한파 대사 부부가 그리운 대한민국을 뒤로 떠나게 되었다. 만 6년(각국 대사들의 임기는 보통 길어야 3~4년)을 채우고 내년 4월 이면 한국을 떠나게 되어 있다.
지난 45년을 외교가를 다룬 사람의 눈으로 봐, 그들의 離韓은 양국을 위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전에 주한 우루과이 대사, 콜롬비아 대사,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은 10여년을 근무하여 양국간 우의와 협력 증진에 크게 이바지 했다.

또한 그들은 최 고참 대사로서 Dean of the Seoul Diplomatic Corps 라고 하여, 주한외교사절단장의 직무도 함께 수행해 외교단과 한국정부 그리고 각계각층과의 교량 역할도 훌륭히 수행하였다.

▲ 오른쪽부터: 안토니오 노브리 주한 포르투갈 대사, 하니 모아와드 셀림 라비브 주한 이집트 대사, 대한 적십자사 김선향 부총재(경남대학 총장 부인), 이집트 대사부인, 적십자사 임원, 이선진 영원무역회장 부인과 이경식 코리아포스트 회장 겸 발행인.

그런데 그 후보군의 가장 유력한 대사라고 여겨졌던 크쉬스토프 마이카 주한 폴란드 대사부부가 4월이면 임기를 끝마치고 귀국을 한다. 아니, 어쩌면 전임 외교장단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모든 것’을 다 갖춘 고참 대사가 한국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 폴란드에게는 정말 엄청난 손실 일 수 밖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2월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이들 마이카 대사 부부가 송년 연회를 베풀었다. 또한 그들의 이한 고별연이라고도 하였다.

이 모임에는 미하이 시옴펙 주한 루마니아 대사, 입 웨이 키앗트 싱가포르 대사, 하니 로비브 이집트 대사, 니콜로스 아프카자와 조지아 대사, 람지 오글루 테이무로프 아제르바이잔 대사 등 각국 대사와 선임 외교관 들이 참석을 하였다.

그 외에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존 슐트 소장부부, 대성그룹의 김영대회장, 대한적십자사의 김선향 부총재, 이선진 영원무역 회장부인 등이 참석을 하였다.

▲ 민웅기 남이섬 회장(우측)과 대성그룹 김영태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마이카 주한 폴란드 대사는 송년회 인사말에서, “본인은 제 아내 조피아와 함께 2011년 4월 1일에 한국에 왔습니다”라고 전제한 다음, “‘4월의 바보의 날’(April Fool’s Day)과 같은 표현이 생각 납니다만, 저는 6년을 꼬박 한국에서 대사로써 활동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아직은 이별의 시간은 아닙니다. 관습에 따라 저의 대사로써의 직무는 4월 1일이 끝납니다.”라고 말해 눈물을 흘릴 지도 모를 ‘親波’ 한국인들의 슬픈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였다. 다음은 대사의 인사말 요지이다.

크쉬슈토프 마이카 폴란드 대사님 환영사:

존경하는 여러 대사님, 내외 귀빈 여러분, 친애하는 동료 그리고 지인 여러분,
좋은 밤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모두 이렇게 즐거워하시고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으니, 너무 길게 말씀 드리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돌이켜 보는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 폴란드 國章 얼음 조각

저는 정확히 2011년 4월 1일에 제 아내 조피아와 함께 한국에 왔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저에게 제가 앞으로 6년을 더 이곳에서 폴란드 대사로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더라면, 아마도 그 말은 만우절 농담처럼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오늘은 저희의 송별 파티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아직은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볼 때, 저의 주한대사로서의 임무 역시 내년 4월 1일에 끝이 날 것입니다. 저와 제 아내 조피아가 한국에서 외교 업무를 본 지 정확히 6년이 되는 날이 되겠습니다.
한국인들은 시간을 쏜 화살에 비유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6년이 정말로 그렇게 빨리 지나갔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저와 조피아에게는 정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한가지 사실은 정말 확실합니다. 지난 6년은 저희 부부의 삶에 있어서 정말로 열정적이고 치열했던 기간이었습니다. 중요한 행사들도 많이 있었고 여러 가지 과제들도 상당히 많이 이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임기 중에 폴란드와 한국의 관계가 보다 높고 가시적인 협력의 차원으로 올라갔다는 것에 진심으로 자부심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속에 조피아와 저의 작은 발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 전면 왼쪽에서 세번째에 있는 존 슐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사장이 여성 하객과 대화하고 있다. 맨 왼쪽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은 존 슐츠 사장 부인.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16년 한 해에만도 폴란드 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두 차례 주최했습니다. 피오트르 글린스키 부총리 겸 문화부 장관이 6월에 한국을 방문하여, 많은 일정 중에서도 특히, 광주에서 열린 ‘ASEM 문화장관회의’에 참석하였습니다.
10월에는 비톨드 바슈치코프스키 외교부 장관, 그리고 서로 다른 부처에서 온 세 명의 차관, 국회의원, 경제 및 언론인 대표들로 이루어진 상당히 비중 있는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성격상 이미 두 번째 문서인 “2017~2020년, 두 국가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액션 플랜”이 이 방문 중에 서명되었습니다.
10월에 있었던 방문은, LOT 폴란드 항공의 바르샤바와 한국간의 직항 노선 개설과 같은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저는 이렇게 바르샤바와 서울 사이에 그 어떤 환승도 필요 없이 왕래할 수 있게 된 것이 폴란드-한국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왼쪽부터 조피아 마이카 폴란드 대사 부인, 요안나 바시에프스카 폴란드 정무 경제 수석 담당관, 김선향 대한 적십자 부총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 그리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문화적 협력을 증진하는 것은 아마도 가장 높은 차원의 활동 영역이었을 것입니다. 지난 임기 동안 우리 대사관이 조직하였거나 공동으로 조직했던 모든 행사들을 하나하나 말씀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 목록이 워낙 길기도 하거니와, 이들 행사를 개인적으로 직접 접하신다면 훨씬 더 흥미로울 것입니다.
저는 또한 올해, 2022년 엑스포 개최지 후보인 폴란드의 도시 우치와 한국의 대구 사이에 양해각서가 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역간의 협력은 폴란드와 한국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어 중요한 차원인 것입니다.
이제 제 회고를 마무리하면서, 제 아내 조피아에게, 그리고 대사관 직원 모두에게 그간의 공헌과 업무에 대한 열정, 그리고 지지에 대하여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처럼 이렇게 훌륭하고 책임감 있는 분들과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객들이 마이카 폴란드 대사의 연설을 듣고 있다. 연설 내용에는 그가 내년 4월에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고 폴란드의 친구 여러분,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12월은 폴란드의 전통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행복과 기쁨의 시간이고, 또 한편으로는 한 해를 반성하면서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저는 여러분들 모두에게 멋진 크리스마스와 행복한 새해 인사를 기원하고자 합니다. 소망하시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또한 직장에서나 개인적으로나 항상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또한, 2017년을 맞이하여 폴란드와 한국 간의 협력과 우호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약간은 더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로 제 말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인생은 잠시 왔다가 가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가져 가는 그 모든 것에는 우리가 남기고 가는 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 왼쪽부터 대성 그룹의 김영태 회장 부부, 조피아 마이카 주한 폴란드 대사 부인, 남이섬 민웅기 회장

제가 아주 좋아하는 한국 노래 가운데 하나가 “그리운 금강산”입니다. 이 노래는 멜로디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사에 깊고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정신과 통일 한국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습니다. 이것을 현재 북한에 위치해 있는 아름다운 금강산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을 뒤로 하고 폴란드로 돌아간 후에도, 저와 조피아의 마음 한 켠은 분명히 이곳에 머물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금강산을 다시 보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희 부부도 정말 한국을 그리워하고, 가끔씩은 ‘그리운 금강산’을 흥얼거릴 것 같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제 말씀을 마치면서, 끝까지 들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그럼 모두 잔을 들어 건배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들의 가족 모두가 참으로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행복한 새해를 보내기를 기원합니다.
건배!

▲ 크쉬슈토프 이그나치 마이카 주한 폴란드 대사가 19일 송년파티를 맞아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폴란드 대사 연설문 영문원문:
Your Excellences, Distinguished Guests, Ladies and Gentlemen, Dear Colleagues Dear Friends.
Good evening everyone, and welcome
It is lovely to see you all looking so festive and in a good mood. I don’t want  to ruin this happy atmosphere and promise not to speak too long.

But, let me start with a personal reflection.

I have come to Korea accompanied by my wife Zofia precisely on April 1st 2011. It would have sounded a little bit like an April Fools' Day joke if someone had told me that I would stay here as the Polish Ambassador for another 6 years.
But don’t worry. Today is not our farewell Party. Not yet! To stick to a certain tradition, my ambassadorial mission in Korea will finish  also on April 1st but next year, exactly after 6 years of my and Zofia’s diplomatic service in Korea.
Koreans sometimes compare time to an arrow shot with a bow. It is difficult to say if those 6 years really went that fast (although for me and Zofia it does seem so), but one thing is sure: it was a really intensive period of time in our life. Many important events took place and significant number of various tasks have been carried out which allow me to say, perhaps without a false modesty, that I am proud and happy that relations between Poland and Korea have risen during my tenure to a higher level of cooperation and visibility. And there are, in that, both Zofia’s and my small footprints.
On a brief retrospective note, let me mention that in 2016 alone we have hosted two high level visits from Poland. Deputy Prime Minister and Minister of Culture Mr. Piotr Gliński came to Korea in June to, among others, attend the ASEM Ministers of Culture Meeting in Gwangju.
In October, Seoul was visited by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Mr. Witold Waszczykowski accompanied by quite substantial delegation consisting of three deputy ministers from different ministries, members of parliament, representatives of business and media. The “Action Plan for the implementation of the strategic partnership between our countries for the years 2017-2020”, already second such a document, has been signed during that visit.
The latter visit coincided with the opening of direct flight connection between Warsaw and Seoul operated by LOT Polish Airlines. I truly believe that possibility of flying between Warsaw and Seoul without any transfer will also have a positive impact on further development of Polish-Korean bilateral relations.
Culture and promotion of cultural cooperation in its broad sense was perhaps the area of the highest level of activity. I will not name all events organized or co-organized by the Embassy during the whole year, the list is far too long and they are much more interesting if encountered directly, personally.
I am also glad to say that in 2016 Polish city of Łódź, a candidate to host EXPO 2022, signed a MoU on cooperation with Korean city of Daegu. Regional cooperation is an important dimension of Polish-Korean Strategic Partnership.
At this point, as a round-up of my retrospective, I would like to express my heartfelt thanks to my wife Zofia and everyone from my embassy staff for their contribution, enthusiasm in work and support.
I am happy to work with such a nice and responsible people as you are.
Thank you!
Ladies and Gentlemen, Dear Friends of Poland
December, with Christmas and end of year upcoming, has a particular meaning in Poland’s tradition. It is time of happiness, joy on one hand, and time for reflection, summary and plans for the future on the other. On this occasion, I’d like to wish all of you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Let all your dreams come true and at the same time good health and fortune in both professional and personal life never leave you. I truly hope that 2017 will bring further strengthening of Poland’s cooperation and friendship relations with Korea -  our host – and the countries you’re representing.
Let me conclude my speech on a bit more personal and philosophical note.
As somebody said “Life is made up of small comings and goings. And for everything we take with us, there is something that we leave behind”.
One of my favourite Korean songs is “Longing for Diamond Mountain” (“그리운 금강산” (Geuriun Geumgang-san). It is a beautiful melody combined with deep and full of significance lyrics. The song reflects Koreans’ spirit and their nostalgia for unified Korea, which is metaphorically represented by beautiful Mount Geumgang--located in what is now North Korea.
With all those years spend in Korea, even after the return to Poland, part of my and Zofia’s heart will for sure stay here. And as Koreans are awaiting the possibility to see again the Diamond Mountain we will definitely miss Korea, perhaps humming from time to time: “Geuriun Geumgang-san”.
Ladies and Gentlemen
Now, as my speech is over, thank you for your patience and let’s rise the glasses in a toast. To us, to our families and a truly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Na zdrowie!

▲ 플라자호텔 22층에서 내려다본 서울 중심부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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