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난 리퍼트 대사 "한미 관계에 일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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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난 리퍼트 대사 "한미 관계에 일조하겠다"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7.01.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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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2년3개월여 임기를 마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을 떠나 20일 고국으로 향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할 수 있어서 큰 영광입니다. 한국을 떠나서 슬프지만 계속 한미관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와 제 가족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같이 갑시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말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어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상태로 이는 미래의 튼튼한 토대이며, 역동적 노력을 함께 추구하고 동시에 이견을 조율하는 메커니즘도 구축되어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협력할 기회 또한 무궁무진하다. 양국 관계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관련 한미동맹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는 지적에는 "생각해보면 한미동맹의 역사가 그렇다. 큰 도전과제가 있었으나 그만큼 기회도 컸고, 그것을 큰 성공으로 이끌었다"며 "이러한 역사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이날 공항내 기자간담회장에는 리퍼트 대사가 아들 세준을, 아내 로빈 여사가 딸 세희를 안고 자리했다.

지난 송별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 울먹였던 리퍼트 대사는 이번에는 의연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했다. 다만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로 두 아이를 낳았던 일을 꼽으면서는 목소리가 유독 떨렸다.

리퍼트 대사는 "두 아이 모두 한국식 이름을 지녔기 때문에 그것으로 한국과의 인연이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대신 리퍼트 대사의 품에 안겨 간담회장에 들어왔던 아들 세준이 아빠의 마음을 읽었는지 입장과 함께 그를 대신해 크게 울었다. 리퍼트 대사는 한동안 발언을 시작하지 못하고 아들의 등을 쓰다듬어 다독이고는, 취재진을 향해 "미안해요. 아기 아주 슬퍼요"라고 말했다.

▲ 사진=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20일 인천공항 출국 기자회견장에 가족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그는 후임자에 조언하고 싶은 것으로는 "절대 (한미동맹 강화에) 후퇴하지 말고 전진하라 말하고 싶다"며 아울러 "한미관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 '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브리핑을 들으며 대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밖으로 나가 한국인의 정을 몸소 느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한동안 이어질 주한 미국대사의 부재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간다는 것 자체가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튼튼함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크 내퍼 부대사 체제로 가는데 전문성이 있는 분이다. 또 한국에 훌륭한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으니 한미동맹 관계가 잘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이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한미관계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며 "전화 한 통이면 언제든 내게 연락이 닿을 수 있다(웃음)"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귀국 이후 당분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싶다"며 "한국을 떠나는 것은 슬프지만 이를 계기로 하와이에서 열흘간 휴가를 보내는 것은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폭설로 항공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리퍼트 대사의 비행편도 이륙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거쳐 만 41세였던 2014년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재임 기간 북핵 도발을 비롯한 주요 고비마다 적극 나서 한미동맹 강화에 힘썼으며,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활용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국 프로야구에 애정을 보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소통에도 힘쓰는 등 '공공외교'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으며, 한국에서 두 아이를 낳고 세준, 세희라는 한국식 중간 이름을 지어줘 화제를 낳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2015년 3월 5일 한 강연회장에서 김기종(복역 중) 씨의 습격으로 크게 다쳤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과 함께 정력적인 활동을 재개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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