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가계대출…지난해 사상 최대 124조원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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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가계대출…지난해 사상 최대 124조원 폭증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7.02.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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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돈이 12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속보치)은 1천154조6천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4조원 늘었다.

연간 증가액이 2015년 110조1천억원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속보치는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보다 기준 범위가 좁다.

대부업체, 주택도시기금, 자산유동화회사 등의 대출금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액은 13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과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55조1천억원 늘었다.

2015년 증가액 31조9천억원보다 72.7%(23조2천억원) 많다.

반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68조8천억원으로 2015년 78조2천억원에 비해 12.0%(9조4천억원) 줄었다.

지난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도입으로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 대출은 보통 은행보다 이자가 비싸므로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크다.

가계부채는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화했다.

지난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0조8천억원 늘면서 증가액이 2015년(48조3천억원)의 43.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기업 대출은 업황 부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 경계감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 사진=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돈이 12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제공)

대기업 대출은 9조7천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30조5천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2조1천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업무보고 자료에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앞으로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연 2.0%)에 접근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대내외 불확실성과 미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농산물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겠으나, 석유류(도시가스 포함) 가격 상승의 영향 등으로 당분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1월보다 2.0% 오르면서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한은은 한국 경제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내수기반 확충 등 경제 불균형 해소 방안과 인구구조 고령화 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4분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한 주화와 지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7∼8월에는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을 소재로 한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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