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시장 올해 30조 육박…소비 유형, '소유'서 '공유'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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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시장 올해 30조 육박…소비 유형, '소유'서 '공유'로 전환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7.05.2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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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한국 소비 경제 유형이 '소유'에서 '임대(렌털)'와 '공유'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렌털 서비스 호황은 불황이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동시에 렌털 산업은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 사진=한국 소비 경제 유형이 '소유'에서 '임대(렌털)'와 '공유'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렌털산업 '쑥쑥'…유통업체 앞다퉈 렌털시장 진출
최근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 소비'를 앞세운 렌털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1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털시장은 25조9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1년 19조5천억 원에서 5년 만에 32.8% 성장한 것이다.

연구소는 올해 렌털시장 규모가 28조7천억 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31조9천억 원으로 30조원의 벽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에는 40조1천억 원 규모로 40조 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소의 전망이다.

특히 국내 렌털 산업에서는 렌터카와 카셰어링 등 차량 렌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2012년 회원 수는 3천 명이었다. 차량 대수와 매출액도 각각 100대, 3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회원 수가 240만 명으로 늘었고 차량 대수는 6천400대가 됐다. 매출액은 908억 원으로 뛰었다.

롯데렌터카의 카셰어링 브랜드인 그린카 회원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225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건강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가정용품 렌털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과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도 렌털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전통적 렌털상품 외에도 전동침대, 의료기기 등을 내놓고 있다. 모션베드(전동침대)는 매출 목표 달성률이 최대 210%를 기록할 정도로 방송 때마다 인기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들어 렌털상품 편성 비중을 작년보다 10% 이상 확대하고 상품군도 친환경 전기차, 애완동물 용품, 셀프미용기기 등으로 다양화했다. 롯데홈쇼핑의 렌털 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16%가량 성장했다.

온라인쇼핑 업체들도 렌털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6월 정수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안마의자 등 주요 렌털 제품을 한곳에 모은 '생활플러스 렌탈샵'을 열었다.

최근 5개월 매출은 개설 초기 당시의 약 2.5배(146%)까지 불었다.

 

▲ 사진=한국 소비 경제 유형이 '소유'에서 '임대(렌털)'와 '공유'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소유에서 이용으로 소비 변화…새로운 시장 열려"
 최근에는 불황 속에서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명품·패션 렌털도 주목받고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승부하는 오프라인 백화점도 렌털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패션 렌털 전문 매장인 '샬롱 드 샬롯' 1호점을 본점에 열었고, 이달 잠실점에 2호점을 개장했다.

1호점은 초반 하루평균 방문객이 10명 내외였지만 최근에는 30명이 넘고, 매출도 목표치를 뛰어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여행 가방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고급 여행가방 렌털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SK플래닛은 지난해 9월 '패션 대여' 서비스 '프로젝트 앤'(PROJECT ANNE)을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내면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옷을 여러 벌 빌려 입을 수 있다. 가입회원은 지난해 12월 초 2만 명 수준이었으나 현재 13만 명을 돌파했다.

렌털 산업 성장은 불황의 장기화와 1~2인 가구 증가,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소비 경향 변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경제의 저성장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렌털시장 성장이 절대적으로는 높은 수준의 소득을 얻고 있으면서도 소득의 증가율은 낮은 현 한국 경제의 상황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렌털 수요의 증가는 소비 욕구 증가에 비해 소득이 증가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라며 "앞으로도 소득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렌털 산업의 고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절벽' 우려 속에서 렌털 산업 성장이 내수시장과 서비스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재필·나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개인의 만족을 높이는 스마트한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며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공유형 렌털'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렌털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며 미래 렌털시장이 새로운 경험과 가치까지 제공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기기, 스마트워치, 드론, 헬스케어 장비 등의 렌털이 확대되고 있다.

박문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유경제와 같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업의 등장과 확산은 성장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 및 성장을 가속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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