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금호산업, 계림2구역 재개발 ‘덤핑입찰’ 논란…뒷감당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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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호산업, 계림2구역 재개발 ‘덤핑입찰’ 논란…뒷감당 어쩌려고?
  • 최영록 기자
  • 승인 2017.05.2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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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공사비에 이주지원책은 ‘나 몰라라’…조합원들, 현명한 판단 요구
▲ 계림2구역 시공자 입찰제안서 비교표.(자료=조합원)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최영록 기자] 시공자 재선정에 나선 광주 동구 계림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 경쟁을 놓고 건설사간 ‘4자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지방 수주에 소극적이던 대형건설사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수주만을 위해 조합원들의 안위를 배제한 ‘덤핑입찰’을 했다는 지적받고 있다. 더욱이 향후 금호산업이 시공자로 선정될 경우 사업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계림2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마감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 금호산업, 롯데건설, 동양건설산업(기호순) 등 4개사가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됐다. 다만 입찰조건을 비교하면 사실상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과 금호산업의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곳은 라인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바 있지만 전임 조합장 사이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자칫 사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의지로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했고 결국 시공자 재선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금호산업이 공사비, 이사비, 이주비 등의 조건을 비현실적으로 제시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입찰마감 이후 대의원들에게 배포된 입찰비교표에 따르면 우선 3.3㎡당 공사비는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 408만9000원, 금호산업 375만원, 롯데건설 413만5000원, 동양건설산업 384만8000원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과 금호산업의 경우 착공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공사비 변함이 없는 조건이다. 반면 롯데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은 입찰일을 기준으로 공사비를 산정했는데 경쟁사들과 같은 조건이라면 롯데건설은 438만9716원, 동양건설산업은 402만4623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이 중 공사비가 가장 저렴한 금호산업의 경우 경쟁사들에 비해 적게는 27만4000여원, 많게는 63만9000여원이나 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금호산업의 공사비가 낮은 이유는 이사비용이나 이주비 등의 지급조건을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추진과 직결되는 조건을 대폭 줄이면서 공사비를 낮추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실제로 금호산업의 이사비용과 이주비 등을 비교하면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 이사비용의 경우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은 경쟁사 중 가장 많은 세대당 5000만원을 지급한다. 롯데건설도 세대당 1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금호산업은 겨우 300만원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이주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은 이주비로 경쟁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세대당 1억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보다 6000만원이나 적은 9000만원에 불과하다.

나아가 조합에 지원하는 무이자 사업비 한도 역시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의 조건이 더 유리하다.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은 총 550억원 한도 내에서 사업비를 지원하는 데 반해 금호산업은 350억원으로 불리하다.

그렇다보니 금호산업이 제시한 조건은 공사비만 낮을 뿐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 지원책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일반 도급사업과 다르기 때문에 조합원들을 위한 이주 지원책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이때 시공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선정된 시공자가 이사비용이나 이주비를 넉넉히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향후 이주할 때 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사업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금호산업이 계림2구역에 제시한 공사비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광주지역 재개발사업에 참여했을 당시 공사비가 이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5년 8월 북구 우산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할 당시에는 399만5000원을, 같은 해 12월 서구 광천동 재개발사업에 입찰했을 때에는 394만8000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금호산업은 무려 1년 9개월이나 지난 현재 계림2구역에서 이들 구역보다 최대 24만5000원이나 낮은 375만원을 써냈다. 이러한 저가 공사비는 향후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동안 계림2구역은 전임 조합장의 비리와 시공자 교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에 건실한 시공자를 선정해야만 멈칫했던 사업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 그만큼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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