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이르면 22일 4대그룹 첫 대면…"스스로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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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이르면 22일 4대그룹 첫 대면…"스스로 변화해야"
  • 박영심 기자
  • 승인 2017.06.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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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만나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다.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관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은 2008년 이후 9년 만이다.

19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2일 또는 23일 4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취임 이후 첫 면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은 김 위원장이 제안하고 재계가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월 대통령 (미국) 순방에 기업인들이 참석할 텐데 대통령이 직접 재계 인사를 만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이번 주 중 4대 그룹과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오는 22일 또는 23일 공정위와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조율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 측 참석 대상은 총수가 아닌 각 그룹의 전문경영인으로 대한상의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최고위급의 참석을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총수나 최고경영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당시 백용호 위원장은 재벌그룹 오너인 전경련 회장단과 만나 출자총액제한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앞서 2004년 당시 강철규 위원장도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 시장개혁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4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 미국 순방을 앞두고 새 정부의 공약 사항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공약의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자리 마련함으로써 정부와 재계의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승인을 받고 총리·부총리와도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측에서도 스스로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맞게 변화해 나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각 그룹의 특수 사정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를 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이 긍정적인 사례를 만들어 준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높게 평가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재벌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은 정부 구성이 완료되면 부총리 주관으로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직접 만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공정위의 일방적 규제를 통한 재벌개혁보다는 제재에 앞서 재계가 자발적인 자구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재벌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며 재벌개혁은 일회적인 몰아치기식 개혁이 돼선 안 된다"라며 재계와 소통을 바탕으로 재벌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대기업집단 내부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집단 규모와 무관하게 직권조사를 통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대 그룹에 집중하겠다고 해서 실태 결과 중에서 일부만 따로 보겠다는 취지는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 3월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내부거래 실태 점검을 실시해 현재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중이다.

김 위원장은 "대규모기업집단의 내부거래뿐만 아니라 하도·가맹 대리점 등 이른바 기업 간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갑을관계 문제에 대해서도 서면실태 조사 등을 비롯해서 조사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고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집단 규제를 4대 그룹 중심으로 하겠다는 이전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가맹거래법 등 개혁 과제 이행을 위한 법률 개정은 국회와 합의해서 추진하고 우선 과징금 고시 전체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점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을지로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등 관계 부처·위원회와 협의해 재벌개혁 정책 등에서 일관된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집단국 신설 등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7월 하순 경이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직개편 세팅이 되면 인사이동도 있고 공정위 업무 방향도 좀 더 구체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을의 지위에 있는 하도급·가맹대리점과도 소통 노력을 할 것이라며 현재 면담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BBQ에 대한 공정위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김 위원장은 "(치킨 가격 인상 취소가) 김상조 효과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공정위는 남용·담합 등이 아니면 가격 결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라며 "공정위는 물가관리기관이 아니며 그런 차원에서 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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