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오토텍 폐업·노조파괴에 현대차그룹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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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오토텍 폐업·노조파괴에 현대차그룹 개입 의혹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7.06.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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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 직원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사내협력업체인 동진오토텍의 현대차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노조를 만들자 현대글로비스가 사내협력 업체인 동진오토텍의 폐업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과 금속노조는 동진오토텍에 노조가 생기자 현대자동차가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노조와해를 공모한 정황을 담은 문건을 공개했다.

동진오토텍은 부품업체의 부품을 공급받아 현대차 울산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소위 ‘서열납품’을 하는 업체다. 현대차의 부품조달 업무를 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17개 하청업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반면 근속 반영 없는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과 휴업수당도 나오지 않는 등 노동조건은 열악했다.

지난해 10월 노조가 설립됐고 직원 300여명 중 180명이 가입했다. 그러자 26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회사는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 사유를 들어 사업 매각, 도급계약 해지 등을 했다. 지난 1월 차체부문이 매각되면서 노조 간부를 포함한 조합원 55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4월 회사는 글로비스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고, 4월20일에는 물량을 7개 업체로 쪼개 분산시킨 뒤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노동계는 동진오토텍이 해체하게 만든 배후회사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이 의원의 문건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회가 설립되기 전인 지난해 6월 '협력사별 대응방안(동진오토텍)'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은 “비정규직 조합원이 동료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한 정보가 입수됐을 경우 반장→부서장→사장보고와  글로비스에 동시보고”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원청이 협력사 노사문제를 직접 관리한 명백한 증거다.

▲ 사진=지난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2017 임단협 투쟁 출정식에서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또 문건에는 현대차·현대글로비스·동진오토텍은 지회가 파업을 했을 때 대체인력 투입계획도 들어있었다. 동진오토텍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비상상황시 서열공급 대응 운영방안' 문건에 "(파업시) 본사 및 현대글로비스 대응 보고" "(대체)인원 미확보시 부족인원 지원 협조 요청" "현대글로비스와 HMC(현대차)에 지원 협조 요청"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같은해 12월 작성한 문건에는 "동종사에 개인신상 공유(타 사업장 입사 차단)"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올해 4월 동진오토텍 관리자가 지회 조합원과 통화를 하면서 "조합으로 있는 상황에서는 울산에서 안 받아 줄거다. 명단 다 뿌려졌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취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이정미 의원은 "노조 설립 후 동진오토텍은 납득할수 없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노조탈퇴를 회유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다른 업체에 돌리기까지 했다"며 "이러한 모든 내용이 현대차·현대글로비스·동진오토텍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진행됐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와 이 의원은 3개 회사를 부당노동행위·취업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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