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보따리' 들고 미국 가는 경제인단…통상 압박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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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보따리' 들고 미국 가는 경제인단…통상 압박 해소될까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7.06.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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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는 재계를 대표하는 유력 기업인들이 대거 동행한다.

방미 경제인단은 미국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현지 투자·사업 기회를 타진하는 등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외교의 중요한 축을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경제인단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보호무역 기조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방미 경제인단에는 대기업 10명, 중견기업 14명, 중소기업 23명, 공기업 2명, 미국계 한국기업 2명, 주관 단체인 대한상의의 박용만 회장 등 총 52명이 참가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총수가 참가하지 못하는 삼성그룹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명단에 올랐다. 한화그룹은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가 간다.

중소·중견기업에서는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 강호갑 신영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동우 부강테크 대표이사, 박성택 산하 회장, 정준 쏠리드 대표이사 등이 참가한다. 전체 경제인단의 약 70%가 중소·중견기업이다.

경제인단은 단순히 대통령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거세진 통상 압박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기업들이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들고가는 선물 보따리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진행 중인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의 표적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미 테네시주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세탁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방미 기간 부지 선정 등 구체적인 가전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함께하는 경제인단 52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으며 이전 정부와 달리 민간이 선정 과정을 주도했다. 경제사절단이라는 단어가 주는 관료적 이미지를 피하고자 이름도 '경제인단'으로 바꿨다. 위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래 왼쪽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박성택 산하 회장 겸 중소기업중앙회장,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연합뉴스 제공)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목되는 현대차는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대한상의는 미국 관련 투자나 교역, 사업실적, 사업계획, 첨단 신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경제인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KT 등 유력 대기업도 이 기준에 미달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경제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기업으로만 경제인단을 꾸리려고 최대한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로 한미 관계가 불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인 등 민간 부문이라도 양국 협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인단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양국 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인행사인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다.

대통령을 수행하는 공식 행사 외에도 산업 시찰과 투자 세미나 등 활발한 민간 경제외교를 펼칠 방침이다.

경제인단이 과거 경제사절단과 가장 달라진 점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구성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을 받아 심의위원회에서 참가 기업을 선정했지만, 이번에는 대한상의가 그 역할을 했다.

'사절단'이라는 단어가 관료적인 느낌을 풍긴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름도 '경제인단'으로 바꿨다.

규모는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51명)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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