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여왕의 독주 시대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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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여왕의 독주 시대는 끝?
  • 김백상 기자
  • 승인 2017.07.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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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3승), 김해림(2승) 외엔 모두 우승자 달라…

[코리아포스트  김백상 기자]KLPGA가 흥행몰이 중이다. 대회장엔 수많은 갤러리들로 골프장이 북적 인다. 선수들의 기량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투어 우승자들은 안주하지 않고 더 오래 건강한 선수생활을 위해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스윙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래서 예전에 비해 조금씩 선수들의 활동 기간이 늘어가고 있다. 안시현, 홍진주 등 ‘엄마골퍼’들은 많은 후배 선수들에겐 좋은 귀감이 되고있다.

선배와 후배들의 조화는 투어를 더욱 견고하게 유지 발전시킨다. 선배들은 후배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 모습에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받을 수 있고, 후배들은 선배들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현명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을 배울 수 있다.

이런 분위기는 모든 선수들이 스스로 우승자가 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한다. 실제로 많은 투어 첫 우승자가 올 시즌에 여러 명 나왔다. 그들은 갓 데뷔한 신인부터 오래도록 우승 문턱에서의 좌절을 이겨낸 선수, 그리고 다시 재기에 성공한 선수까지 다양하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그들은 상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의 경기에 집중했고 자신감을 잃지 않은 결과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흥행 몰이 중인 KLPGA 대회장을 찾은 수많은 갤러리

KLPGA 2017 시즌 초반 생애 첫 우승자 5명

많은 스포츠들이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를 주축으로 흥행몰이를 한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 여자골프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지난해 KLPGA를 평정하고 미국 무대로 떠나간 박성현의 부재가 국내 골프 인기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다소 있었다. 2년전 전인지가 떠날 때도 그랬다. 3년전 김효주가 떠날 때도 그랬다.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우승자가 배출되고 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선수들이 하나 둘씩 탄생되고 있다. KLPGA 선수 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선수의 독주로 인해 보는 이들의 긴장감이 적어지는 뻔한 결과보다는 매 경기 새로운 우승자의 탄생이 오히려 즐거움을 더해준다.

올 시즌 데뷔한 박민지(18, NH투자증권)는 두 번째 출전한 ‘삼천리 투게더 오픈 2017’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60cm도 안되는 작은 체구지만 드라이버 비거리는 25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자다.

▲ 김지현(25, 한화골프단)

여러 차례 우승 문턱에서 번번히 실패한 김지현(25, 한화)도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1부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차분한 성격과 예쁜 외모로 골프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있는 그녀는 첫 승 이후 달라졌다. S-OIL챔피언십과 기아차 한국여자오픈까지 2주 연속 우승하며 다승, 상금순위 1위에 올라 새로운 대세로 뛰어 올랐다.

지난 시즌 무관으로 신인상을 받은 이정은6(21, 토니모리)은 루키에서 어엿한 투어 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출전한 대회마다 상위권 성적을 내며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시즌 첫 우승도 맛봤다. 2년차 소포모어 징크스는 그에겐 해당이 없다.

앳된 얼굴과는 다르게 매 경기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대세 김지현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이정은(21, 토니모리)

김지영2(21, 올포유)도 지난해 안타깝게 우승을 놓친 기억을 떨쳐내고 ‘2017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이뤘다. 우승하고도 모를 정도로 본인 플레이에만 집중한 김지영2은 ‘삼천리 투게더 오픈2017’ 컷 탈락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지현2(21, my문영)도 175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호쾌한 장타로 5월 마지막 대회인 ‘E1채리티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김지영2, 이정은6와 96년 동갑내기인 그는 그들보다 프로 입회는 1년 빨랐지만 국가대표 상비군 생활을 함께 지내기도 했다.

95년생 친구 사이인 백규정, 김민선5, 고진영에 이은 96년생 동갑내기 삼총사(이정은6, 김지영2, 이지현2)가 다시 한번 투어를 점령할 지 또 다른 관심사다.

위의 나열한 5명의 선수들은 올 시즌 투어 첫 승을 신고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김자영2(26, AB&I)도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 우승으로 성원에 보답했다. 2009년 프로에 입회해 이듬해부터 상금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미모와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2년 시즌 3승과 인기상을 받으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후 2013년부터 작년까지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는 올 시즌 부활에 성공했다.

김민선5(22, CJ오쇼핑)도 시즌 초반 우승을 차지하며 다승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지난 여름 투어 첫 승을 시작으로 메이저 대회까지 우승하며 데뷔 이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낸 김해림(27, 롯데골프단) 역시 여세를 몰아 국내 무대에 여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2017년엔 KLPGA에서 31개 대회가 열린다. 국내에서 열린 시즌 첫 SGF67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7월 3일 기준 14개 대회가 치뤄졌다. 여전히 많은 대회가 남아 있다.

다양한 선수들의 우승 경쟁은 골프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선수 개인마다 다른 개성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 팬들이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팬들도 매 대회 우승자가 누가 될 지 예상해 보는 재미도 있다.

▲ 장하나(25, BC카드)

LPGA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장하나(25, BC카드)도 6월부터 제주 대회를 통해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아직 복귀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고 있진 않지만 그녀는 이미 성적으로 자신의 진가를 여러 차례 증명했다. 곧 장하나의 우승 소식도 들려 오리라 믿는다.

그리고 ‘지현 돌풍’의 주인공 김지현이라는 새로운 대세가 투어를 달구고 있다. 시즌 3승으로 김해림(2승)과 함께 투어 다승을 하고 있다. 지난 시간의 노력과 인내에 대한 선물로 첫 우승을 받았다며 인터뷰 당시 눈물 짓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김지현이 아니다. 참가 하는 대회마다 우승 경쟁을 펼치며 새로운 여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과연 올 시즌 새로운 KLPGA의 여왕은 ‘지현’이가 될지 아니면 또다른 ‘지현’이가 될지 지켜보는 재미도 즐겁다.

날이 갈수록 풍성해지는 볼거리와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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