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에 현대차 2분기 당기순이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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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보복에 현대차 2분기 당기순이익 '반토막'
  • 정수향 기자
  • 승인 2017.07.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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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수향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으로 해외 주요시장에서 고전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26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영업이익은 1조3천445억원, 당기순이익은 9천1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8.2% 줄었다. 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조5천952억원, 당기순이익 2조3천193억원으로 각각 16.4%, 34.3% 감소했다.

현대차는 2분기 내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중국, 미국 'G2' 시장에서 해외 실적 부진이 깊었다.

특히 3월 이후 사드 보복 여파가 이어지면서 중국 판매가 반 토막 난 것이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4∼6월 중국 판매량이 60% 이상 감소했다. 중국에서 한국차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여기에다 중국 현지 자동차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한 것도 판매량 위축에 영향을 줬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자동차와 50대 50의 합작 회사인 베이징현대를 운영 중이어서 중국 내 차량 판매 및 수익은 영업 외 이익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중국 실적 부진은 영업이익이 아닌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에만 반영됐고, 그 결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다른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도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2분기 미국에서 17만7천568대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줄어든 것으로, 재고 감축을 위한 가동률 조정의 영향이 컸다.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2분기 내수 판매는 18만2천473대로 작년 2분기보다 3.7% 줄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7% 감소한 34만4천130대가 팔렸다.

여기에 리콜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했다.

앞서 현대차는 국내에서 지난 4월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차량 11만8천762대를 리콜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충당금 2천억원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이후 5월에 다른 제작결함으로 20만5천대의 강제리콜이 결정되면서 2분기 실적에도 충당금이 반영됐다. 현대차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세타2 엔진 리콜 때보다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하반기 다양한 신차 출시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하반기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적 악화의 주원인인 중국의 사드 보복이 통제 불가능한 변수인 데다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현지에서 사드보복 완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지만, 현대차가 체감하기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사드보복이 해소된다 해도 이미 중국 현지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현대차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상반기와 같은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에서 66%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상태로, 언제든지 합법 파업이 가능하다.

노사는 계속 교섭을 진행 중이나 휴가가 끝난 뒤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코나 등 신차의 차량 출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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