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로시마서 원폭투하 72년 평화기원식…아베 "비핵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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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히로시마서 원폭투하 72년 평화기원식…아베 "비핵화 주도"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7.08.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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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가 이뤄진 일본 히로시마(廣島) 현에서는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민 등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원폭 희생자 위령식·평화기원식'이 열렸다.

원폭투하 72년을 맞이한 이 날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마쓰이 가즈미(松井一美) 히로시마시장은 평화선언을 통해 지난달 유엔본부에서 핵무기금지조약이 채택된 점을 거론하며 "각국이 핵 폐기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일본이 이 조약에 찬성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핵보유국과 비보유국간의 (핵 폐기를 위한) 중개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악'인 핵무기 사용은 인류로서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행위"라며 "핵 보유는 인류 전체에 위험을 주기 위해 거액의 비용을 투입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일본은 양측에 (비핵화를) 호소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논의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화기원식 과정에서는 최근 1년간 피폭 피해를 당하고 사망했거나 사망이 확인된 사람 5천530명의 명부가 적힌 원폭 희생자명부를 원폭위령비 석실에 봉납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로 명부에 등재된 사람은 총 30만8천725명으로 늘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평화의 종이 울리는 가운데 원자폭탄이 투하된 오전 8시 15분을 기해 일제히 묵념했다.

행사장에는 약 80개국과 유럽연합(EU) 측에서도 대표단을 보냈다.

지난 3월말 기준 피폭자 건강수첩을 가진 피해자는 16만4천621명이며, 평균 연령은 81.4세였다.

피폭자 건강수첩은 일본 정부가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長崎) 원폭투하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에게 발급해 왔다.

▲ 사진=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가 이뤄진 일본 히로시마(廣島)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72년전 원폭 피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이들에게는 의료비나 간병비 등이 지급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피폭 당시 일본에 살다가 귀국한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피폭 사실을 입증하라고 요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히로시마평화공원 원폭 어린이 상의 주인공인 사사키 사다코(佐佐木禎子)가 사망 전 병원에서 접은 종이학 한 마리가 미국 유타주의 박물관에 전달됐다고 NHK가 전했다.

이 박물관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훈련한 공군기지 자리에 들어서 있다.

사다코는 2살 때 피폭해 12살 때 숨졌다. 사다코는 종이학 1천 마리를 접으면 병이 나을 것이란 희망에 숨지기 전 8개월간 1천300마리 이상의 종이학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다코가 접은 종이학은 히로시마 원폭 자료관에도 전시돼 있다.

지난해 5월 이곳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사다코의 사연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그는 자신이 직접 접어 온 종이학 4마리를 히로시마 원폭 자료관에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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