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풍선효과?…주택대출 막히니 신용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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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풍선효과?…주택대출 막히니 신용대출 급증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7.08.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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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상진 기자] 8월 들어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받기가 어려워지자 신용대출로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93조1천171억원이었다.

지난 7월말(92조5천289억원)과 비교하면 약 보름 만에 5천882억원이 늘어났다.

단순 계산하면 1개월 동안 약 1조2천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올해 들어 전월 말 대비 개인신용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난 5월(1조2천951억원 증가)에 이어 두번째로 빠른 속도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을 고려하면 개인 신용대출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출범 직후 돌풍을 일으키며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5천400억원이 늘어 시중 은행 중 가계대출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이달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올해 들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계의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 사진=8월 들어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 과천시, 세종특별시 등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에서 40%로 낮아졌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이 줄어들자 신용대출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처럼 주택을 사면서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다. 신용대출의 목적이 LTV 회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을 먼저 개설해 놓고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신용대출을 주택구매자금으로 활용해도 은행에서 사후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실제 주택 매매 시 계약금이나 이주비, 집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주택구매자금의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으로 모자라는 대출금을 신용대출로 해결하려고 하면서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통상 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높아 대출 질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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