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20년 후원활동 좌초 위기…"족쇄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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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20년 후원활동 좌초 위기…"족쇄 풀어달라"
  • 김진우 기자
  • 승인 2017.09.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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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 제안에 시작…강원 춘천시에 관련 규제 풀어달라 호소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우 기자] 6·25전쟁 당시 지상군을 파견했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를 20여 년 후원해온 단체가 커피 공장 부지가 문화시설로 묶여 어려움을 겪자 강원 춘천시에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용사후원회는 최근 춘천시에 보낸 건의서를 통해 연로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후원하기 위해 설립한 사업체가 자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후원회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국왕의 근위대 병사들로 희생을 감수하며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켜 주었다"며 "이후 불행하게도 에티오피아는 공산화됐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핍박받아 도시 밖으로 쫓겨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전용사를 후원하기 위해 추진했던 커피테마파크는 은행권의 압력에 못 이겨 현재 법원의 회생 절차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부지가 자연녹지에다 문화시설지구로 추가적인 규제가 더해져 회상조차도 어려움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은 담보권자인 은행이 경매절차까지 밟고 있어 이제는 회복 불가능하다는 불길함도 든다"며 "문화시설 지구로 설정돼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시설의 설치가 불가능하다"라며 문화시설지구에서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후원회가 이처럼 어려움에 부닥친 것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자매결연까지 맺은 춘천시장이 도중에 바뀌었기 때문이다.

커피테마파크 건립을 제안했던 류종수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떨어지고, 경쟁 관계에 있던 이광준 시장이 당선되면서 후원회 공장 부지를 한정된 용도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문화시설지구로 묶어 버린 것이다.

후원회는 1996년 에티오피아 커피 생두를 수입, 판매한 수익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를 후원해달라는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의 제안을 받고 지원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 사진=6·25전쟁 당시 지상군을 파견했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를 20여 년 후원해온 단체가 커피 공장 부지가 문화시설로 묶여 어려움을 겪자 강원 춘천시에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연합뉴스 제공)

이후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고급 원두를 수입해 가공하는 커피공장인 아비시니카 코리아를 건립, 수익금으로 지난 2012년까지 참전 노병 700∼1천명에게 매월 30달러씩 생계비를 지원했다.

또 춘천 공지천에 있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탑과 똑같은 참전탑을 아디스아바바에 세우고, 두 나라에 전쟁기념관을 건립해 민간 외교 역할을 해왔다.

경기 파주에 커피 공장을 두고 활동하던 후원회는 2004년 춘천시로부터 커피테마파크 건립계획을 제안받고 공장을 춘천으로 이전하면서 어려움에 부닥치게 됐다.

진입로 등 각종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는 곳으로 이전하면서 비용이 늘어나 2006년 12월 29일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3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해당 은행은 커피 공장에 대한 경매를 신청한 것이다.

신광철 후원회 사무국장은 "연로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여생을 위해서라도 정상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춘천시에 호소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셀라시에 황제의 근위대를 주축으로 한국전 파병부대를 편성하고 6천37명의 보병을 파견했으며 이 가운데 123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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