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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터키, 말싸움서 실력행사로 관계 악화…美, 비자 중단
김진우 기자  |  edt@korea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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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10: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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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우 기자] 미국이 터키에서 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했다.

그동안 말싸움으로 표출된 양국 갈등이 실력행사로 악화하는 양상이다.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미국정부는 미 기관과 직원의 안전에 대한 터키정부의 약속을 다시 따져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하고, "재검토 동안 방문자 숫자를 최소화하고자 터키 내 모든 공관에서 비이민 비자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라 터키 내 모든 미국 공관에서 이민 비자를 제외하고 관광, 치료, 사업, 일시 취업 또는 학업 등을 목적으로 발급되는 비자 업무가 즉시 중단됐다.

   
▲ 사진=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연합뉴스 제공)

미국대사관이 성명에서 언급한 '최근의 사건들'이란 우선 이스탄불 주재 미국영사관의 터키인 직원이 간첩행위 혐의로 체포된 일을 가리킨다.

존 배스 미국대사는 이달 5일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터키가 '앙갚음 외교'를 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 항의했다.

터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체포된 메틴 토푸즈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에 연계된 의심을 받는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지난해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다.

이번 조처의 직접 계기는 이스탄불 주재 영사관 직원 체포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작년 쿠데타 진압 후 미국인 투옥이 반복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년 여간 터키에 투옥된 미국인은 이즈미르에서 활동한 앤드루 브런슨 목사 등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에는 남부 아다나 주재 미국영사관의 터키인 직원이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지지 혐의로 끌려갔다.

9일 일간지 휘리예트는 터키 사법당국이 또다른 미국영사관 직원에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이 직원이 영사관에 은신했다고 보도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미국의 대응은 이스탄불 영사관 직원 1명에 관한 문제제기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관계는 작년 터키에서 벌어진 쿠데타 시도 이후 줄곧 악화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미국이 쿠데타 배후에 관련됐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또 귈렌 송환과 미국과 쿠르드계의 공조를 놓고도 크게 반발했으며, 최근에는 에르도안 대통령 경호원의 미국 시위대 폭행사건으로 갈등을 빚었다.

   
▲ 사진=인적 끊긴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 영사서비스 구역.(연합뉴스 제공)

에르도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귈렌 송환과 시리아 쿠르드계 정책의 변화를 기대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최근까지 양측의 신경전이 말싸움이었다면, 두 번째 영사관 직원 체포를 계기로 미국이 외교적으로 실력행사에 나섰다.

터키는 즉시 똑같은 조처로 대응했다.

워싱턴 주재 터키대사관은 미국대사관의 발표를 문구 그대로 옮겨 쓰면서 주어와 목적어만 바꾼 성명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이는 미국정부의 성명을 '조롱'하기 위한 명백한 의도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터키 외교부는 이날 미국대사 직무대리를 불러들여 비자 발급 중단 조처에 항의하고, 재개를 요구했다.

워싱턴연구소의 소네르 차압타이 연구원은 "터키의 키프로스 침공 이후로 이번만큼 양국 관계가 나빠진 적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날 터키항공은 미국 출·도착 항공권을 소지한 터키인에게 환불 또는 일정변경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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