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명물 축제 한순간에 명맥 '뚝'…관광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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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명물 축제 한순간에 명맥 '뚝'…관광 위축 우려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7.10.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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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인천 지역에서 오래된 지역 축제가 한순간에 폐지되는 사례가 이어져 수년간 구축해온 관광 인프라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구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정서진(正西津) 해넘이 축제' 예산 2억7천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해맞이 행사만 예산 3천만원을 책정했다.

정서진은 광화문 도로원표를 기준으로 정동진과 대칭되는 곳에 있는 인천의 일몰 명소로 연말이면 수만 명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축제는 올해 막을 내렸다.

대규모 행사에 매년 많은 인원을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연말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게 폐지 이유다.

서구의회 예산특별결의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구에서 요청한 예산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예산 심의 당시 서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만큼 명맥을 유지하자는 지적도 나왔으나, 집행부의 의견에 따라 삭감된 예산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회 관계자는 "서구 하면 떠오르는 축제가 정서진 축제인 만큼 관광 산업 진흥 차원에서 계속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예산이 삭감됐다"며 "몇 년간 쌓아온 관광 인프라가 갑작스레 사라지게 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이어온 축제가 원래 취지에 맞게 진행되지 않아 결국 폐지된 경우도 있다.

▲ 사진=인천 정서진에서 해넘이 축제.(연합뉴스 제공)

인천 강화도에서 2009년부터 6년째 개최됐던 강화 약쑥 축제는 2015년부터 열리지 않는다.

지역 특산품 축제인 만큼 농민들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지만, 축제가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강화 약쑥 축제를 개최하는 데만 매년 1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었지만 정작 판매 부스에서 올린 실적은 평균 1천만∼1천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부분의 수익은 농민이 아니라 중간에 낀 약쑥 가공 업체에 돌아갔다.

결국, 약쑥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축제 폐지 요구가 잇따르자 강화군은 애초 목적을 고려해 약쑥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축제 예산을 약쑥 건조 시설이나 잡초 제거 시설 등 농민 보조 사업에 편성해 쓰고 있다.

강화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축제를 폐지했다"며 "처음부터 제대로 된 육성 전략을 짜서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축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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