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직격탄' 속 면세점 3분기 실적 '속 빈 강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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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직격탄' 속 면세점 3분기 실적 '속 빈 강정' 우려
  • 한승호 기자
  • 승인 2017.10.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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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한승호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생사기로에 있다.

보복 장기화로 더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몰리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에 사드 사태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하는 조짐도 나오고 있다.

사드 보복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위기를 극복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선 셈이다.

지난 3월 중순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많은 기업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3분기에 그대로 추락하느냐, 아니면 반등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낸 면세점들은 3분기 성적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내국인 여행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 비하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5일 "사드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와 비교할 때 3분기 매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단체여행객 방한 제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실적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천5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천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에 37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298억원 적자를 봤다.

사드 보복으로 외국인 이용객은 급감했지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의 싹쓸이 쇼핑 효과 덕분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억7천904만 달러로 전월 9억8천255만 달러보다 약 20% 증가해 월별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면세점 매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따리상 효과로 매출은 늘었지만, 이들에 대한 유치 경쟁에 따른 할인 등 비용이 커져 면세점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은 3월부터 매달 60% 이상씩 급감하고 있지만, 보따리상이 매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생사기로에 있다.(연합뉴스 제공)

9월 면세점 매출도 10월 추석 연휴 출국자 및 중국 중추절의 영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2분기에 비하면 다소 실적이 나아지지만, 여전히 사드 보복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증권사들의 호텔신라의 3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은 9천19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12.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작년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2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호텔신라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8%, 47% 감소했다.

최근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브랜드 매장을 연 신세계면세점은 3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에도 신세계면세점 3분기 손익분기점(BEP)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면세점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매출 유지를 위한 할인 등으로 면세점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매출 증가 흐름 속에서 각 업체가 송객수수료 등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업계는 최근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인하 협상에 돌입하는 등 비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중국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으로 양국 관계 개선 기대도 나오고 있다.

추진 중인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사드 보복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늘고 있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착시에 가깝다"며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가적인 지원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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