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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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종합)
  • 김백상 기자
  • 승인 2017.10.1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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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백상 기자] 고진영(22, 하이트진로)이 꿈에 그리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직행 티켓을 따냈다. LPGA 투어 아시안 스윙 첫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한화 약 22억9,000만원)’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고 미국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 2017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 (사진 =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운영본부 제공)

고진영은 10월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바다코스(파72 / 6,313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일 4타를 줄이며 꿈에 그리던 LPGA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박성현을 2타차로 꺾으며 미국 진출 기회를 잡았다. 2014년엔 동갑내기 백규정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이듬해 LPGA 투어로 진출하기도 했다.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의 최종일 핀 위치는 버디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곳에 자리했다. 하지만 3라운드 보다 다소 강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은 세컨드샷에 바람의 영향을 신경 쓰며 버디 기회를 만들어야만 했다.

고진영은(15언더파, 201타)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일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초반 보기 2개를 하며 공동 선두 자리를 박성현에게 허락했다. 그러나 5번 홀(파5) 버디를 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7~9번 홀 연속 버디로 전반에 2타를 줄인 고진영은 다시 선두 자리에 올랐다.

후반에도 고진영은 물오른 아이언 샷감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12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고진영은 15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19언더파로 14번 홀(파4) 보기를 한 박성현과 2타차 선두를 이어갔다.

16번 홀(파4) 고진영은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보기에 그친 박성현, 전인지 두 선수와 더욱 타수를 벌였다. 2위 박성현과 3타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고진영은 남은 홀 파를 지키며 감격적인 우승을 했다.

고진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실감이 안난다. 오늘 힘든 플레이했지만 많은 팬들이 왔고, 하나님이 도와줘서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특히 팬 클럽과 캐디 허든에게 고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해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직행 티켓을 따서 기쁘다. 하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더 고민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엔 많이 나갔지만 고국에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많은 팬들과 가족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더 좋았다. 첫 날부터 많은 팬들 왔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선두에 2타차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박성현은 고진영의 샷이 초반에 흔들리며 타수를 잃는 사이 5번 홀까지 세 개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한 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고진영에게 선두 자리를 돌려줬다.

14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한 박성현은 15번 홀(파4)에서 티샷한 볼을 원 온 시키며 결정적인 이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박성현은 아쉽게 이글을 놓치며 버디에 성공한 고진영에 2타차를 유지했다.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박성현은 선두 고진영에 3타 차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는 기울었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박성현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도 박성현과 함께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맞이했다.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 준우승만 다섯 차례 한 전인지는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첫 홀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전인지는 2번 홀에서 버디를 하며 잃은 타수를 찾아왔다. 이 후 6, 9번 홀 버디로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선두를 추격했다.

후반 좀처럼 버디 기회를 잡지 못하며 파를 이어오던 전인지는 14번 홀에서 버디를 하며 끝까지 선두를 추격했지만 16번 홀 보기를 범해 우승과 멀어졌다.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하며 1타를 줄인 전인지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를 했다.

뒤를 이어 미국의 리제트 살라스(미국)와 마리나 알렉스가 각 각 14언더파 4위와 13언더파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찰리 헐과 호주 교포 이민지는 12언더파로 공동 6위를 했다.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는 전반 9홀에서 버디 4개로 타수를 줄이며 선두권을 압박했지만 12번 홀 더블보기와 16번 홀 보기로 후반 타수를 잃으며 유소연, 브룩 헨더슨, 에인젤 인과 함께 공동 8위에 그쳤다.

고진영 아홉 번 출전 끝에 LPGA 투어 직행 티켓 획득

고진영은 이전까지 여덟 번 LPGA 투어에 참가했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대회는 2015년 리코위민스 브리티시오픈이다. 그 대회에서 고진영은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라운드 16번 홀에서 해저드에 볼을 빠트리는 실수로 아쉽게 2위를 했다. 당시 박인비가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고진영은 “그때보다 지금이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강해졌고, 체력과 경험도 많이 쌓여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고진영은 2003년 안시현,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 그리고 2014년 동갑내기 친구 백규정에 이어 이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받은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그리고 백규정 이후 2년 만에 다시 국내 선수가 타이틀을 가져오는 영광을 재현했다. 이번 고진영의 우승으로 현재 태극 낭자들은 2015년 LPGA 투어 한국 선수 한 해 최다승(15승)에 한 개가 모자란 14승을 기록 중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는 정규 투어 선수가 아닌 선수가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할 경우 1년간의 풀시드를 부여한다.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은 원하면 2018년부터 미국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 전인지가 6번 홀에서 밝은 표정으로 홀아웃을 하고 있다.

첫 날부터 갤러리 입장객 수 기록 세워, 국내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간 대결

고진영은 국내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다. 전인지, 박성현도 지금은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전 까지는 국내를 대표하는 투어 선수였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LPGA 대회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참가한 78명의 선수 중 국내파 선수들은 31명 출전했다. LPGA투어 상위 60명 선수와 세계랭킹 및 스폰서 초청 선수들로 출전 자격이 한정된 이번 대회에서 많은 한국 선수들의 출전은 그 만큼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남을 반증하는 결과다.

이런 상황을 반기기라도 하듯 대회장엔 첫 날부터 갤러리들의 입장이 줄을 이었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운영본부에 의하면 첫 날 입장객이 평일임에도 5,772명에 달했다.

특히 첫 날 세계랭킹 1~3위간 맞대결로 화제가 된 마지막 조 유소연, 박성현, 렉시 톰슨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쌀쌀한 날씨에도 오전부터 많은 수의 갤러리가 코스를 함께 돌며 대회를 즐겼다.

나흘간의 대회 동안 한국 선수들은 리더보드 상단에 자리하며 국내 팬들에게 뜨거운 환호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 고진영, 박성현, 전인지 등 한국 선수 세 명이 챔피언 조 출격을 확정 지은 상황에선 최종일 역대 최대 관중 동원은 예상된 일이었다.

챔피언조 플레이를 함께 펼친 고진영, 박성현, 전인지는 최종 라운드 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 보이며 대회장을 찾은 수 많은 갤러리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3라운드에서만 1만5천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이어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는 최종일엔 오후까지도 골프 팬들의 입장이 이어졌다. 4라운드 당일 오후 3시 현재 31,700명이 넘는 갤러리가 입장하며 역대 최대 관중 동원 기록을 세로 쓴 이번 대회에는 대회 운영본부 추산 나흘 간 6만명이 훌쩍 넘는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 2017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

준우승한 박성현, 세계랭킹 1위는 다음 기회로

박성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유소연이 4위 밖의 성적을 거두면 세계랭킹 1위는 박성현이 차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박성현의 준우승으로 유소연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게 됐지만 박성현은 LPGA 투어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여전히 좋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성현은 상금왕, 평균 타수 부문에서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유소연, 렉시 톰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박성현은 상금왕 경쟁에서 이번 준우승 상금(182,956 달러)을 더해 올 시즌 처음으로 200만 달러를 돌파(2,092,623 달러)하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뒤를 이어 유소연이 1,829,596 달러로 2위다.

최저 타수 부문에서는 렉시 톰슨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대회 전까지 렉시 톰슨이 이 부문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이 17언더파로 준우승을 하며 평균 타수 부문에서 렉시 톰슨을 끌어 내리고 1위에 올랐다. 렉시 톰슨이 4언더파(공동 26위)로 부진하면서 박성현은 평균 타수 69.014타로 톰슨(69.125타)을 0.111타 차로 따돌렸다.

또한 유소연이 꼭 받고 싶다는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153점의 유소연, 147점의 렉시 톰슨에 이어 박성현은 142점의 근소한 격차로 쫓고 있다.

2위와 압도적인 차로 사실상 신인왕도 확정 지은 박성현은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상금왕 뿐아니라 베어 트로피(최저 타수상),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쓴다면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40년 만의 일이 된다.

▲ 수 많은 갤러리들이 1번 홀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최운정, LPGA 투어 동료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매년 한식으로 한턱

최운정은 10년 가까이 아버지와 미국 투어를 다니며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동료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최운정은 1라운드를 마치고 최근 화제가 된 투어 동료들에게 밥을 사는 연례 행사(?)에 대해 기자실에서 털어놨다.

최운정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 시작 전에 투어 동료들을 갈비집으로 초대해 밥을 사는 이벤트를 올해로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최운정은 “처음 시작은 협회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 밥 사기가 점점 많은 선수들이 참석하게 되고 규모가 커졌다.”며, "밥 한 번 사는 건데 여기저기서 많이 얘기해 주셔서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들이 시즌 초부터 얘기한다. 즐겁게 밥 먹는 자리가 잘 없어서 선수들과 같이 즐기고 있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루키로 참가한 최운정은 2015년 LPGA 투어 통산 1승을 거두고 있다. 커리어 통산 4,840,217달러를 상금으로 획득했고, 올 시즌 CME 글로브 랭킹 24위에 올라있다.

데뷔 이후 아버지와 투어 생활을 함께한 최운정은 캐디들이 뽑은 올해의 캐디로도 선정된 적이 있는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캐디 하시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신다. 언제까지 투어백을 들어달라고 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운정은 첫 날 100프로 페어웨이 적중률과 단 한번만 미스한 빼어난 그린 적중률을 보였다. 후반 다섯 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1라운드 경기를 마친 직후 1위를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일 타수를 잃으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아야코 우에하라(일본), 리디아 고(뉴질랜드), 박민지(한국)와 함께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 박성현 그림 같은 드라이버샷

전인지, 올 시즌 첫 승 도전 다음 대회로

전인지는 올 시즌 우승없이 상금 랭킹 6위(1,185,412달러)를 달리고 있다. 상금 랭킹 톱 10에 든 선수 중 우승이 없는 선수는 10위의 모리야 주타누간(1,060,795달러)을 제외하고는 유일하다. 우승없이 준우승만 다섯 차례 한 전인지는 한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또 한번 우승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치며 우승 도전은 다음 대회로 미뤄야 했다.

올 시즌 유독 우승 문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신 전인지는 인터뷰에서 “예전과 다른 점은 즐겁게 플레이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인지는 일각에서 승부욕이 부족한 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우승을 하지 못 했을 때는 아쉽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에서 우승을 못한 건) 저보다 더 잘 한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고 진심을 다해서 축하를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2015년 LPGA 비회원으로 초청받은 상금 규모가 가장 큰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는 이듬해에 LPGA 루키로 데뷔하자마자 그해 다시 한번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수상했다. 지금까지 전인지는 LPGA 통산 2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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