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日 미국산 냉동소고기 세이프가드 발동, 양국 통상협정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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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日 미국산 냉동소고기 세이프가드 발동, 양국 통상협정의 방향은?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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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는 무역장벽의 하나이다.

코트라 배성현 일본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세이프가드는 분기별 누계 수입량이 법정 발동 기준량인 전년동기대비 수입량의 117%를 초과한 경우 자동 발동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세계 국가 중에 각 분기별 누계 수입량이 발동 기준량을 초과, 미국 등 EPA가 발효되지 않아 세이프가드로 관세가 인상될 국가가 해당된다.

▲ 사진=2016년과 2017년의 4~6월 누계수입량 비교 .(일본 도쿄무역관 제공)

일본 정부는 2017년 4~6월의 냉동 소고기 수입량이 세이프가드 발동 기준량을 초과함으로써, 관세 잠정조치법 제7조 51항의 규정에 따라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단, 냉장 소고기는 기준 수량을 초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발동되지 않아 여전히 관세율 38.5%이다.

이는 1995년, 1996년, 2003년에 이어 4번째로 발동된 것으로 약 14년 만의 발동이다.

미국, 호주 등 관련국의 요청에 따라 우루과이 라운드 합의 수준인 50%에서 관세율 인하를 실시, 1995년부터 1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38.5%까지 인하했으나 세이프가드에 따라 현재 관세율 38.5%에서 WTO협정 합의 수준인 50.0%로 되돌릴 예정이다.

세이프가드 발동기간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다.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냉동 소고기에 세이프가드가 발동됐음에도 미국산 소고기의 8월 수입량은 SG가 발동하지 않은 전년동월대비 20%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소고기의 총 수입량은 전년동월대비 22% 증가한 1만8038톤으로, 관세율이 오른 냉동품은 전년동월대비 감소했지만, 냉장품은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의 수입을 기록했다.

미국산 냉동 소고기의 수입량은 전년동월대비 26% 감소한 4317톤으로, 수입업체들은 높은 관세와 시세의 상승을 우려해 구매를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냉동품의 90% 이상이 소갈비로, 주로 소고기덮밥 체인점에 납품됐다.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라 수입업체들은 '대책방안으로 저렴한 부위의 수입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국산 수요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구입이 증가한 냉장품은 1만 3721톤으로, 전년동월대비 54% 급증함. 다른 주요 수입업체들은 '냉동품의 대체로 거래 문의가 많았다'고 밝혔다.

관련 조치에 대해 미국과 일본 업계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는 상황으로, 일본 정부는 생산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감안해 신중히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사진=미국의 2017년 1~8월 냉동소고기(HS Code 0202) 수입 추이.(일본 도쿄무역관 제공)

미국 육류 수출연합회는 7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올해 일본의 수입 증가는 일본의 육우 농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일본 국내 생산에 미치는 영향과 무관하게 수입 수량만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하는 구조를 비판, 해당 조치가 대일 수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7월 28일 각료회의 후 기자 회견에서 '미일 경제대화의 장 등을 활용해 차차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본 전국농협중앙회 오쿠노 초에 회장은 '미국과의 소고기 생산 비용 차이는 크다. 일본의 축산을 확고하게 지키고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SG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의 경우 대일본 냉동 및 냉장 소고기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해당 품목 세이프가드 발동과는 무관하지만, 한미 FTA 개정협상이 화두에 오른 상황에서 농축산물을 중간에 둔 미국과 일본 사이의 통상 협정 추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냉동소고기 제1수입국은 호주이며 2017년 1~8월 수입증가율 역시 2위국인 미국과 유사하게 2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 세이프가드는 일본과 EPA 등 경제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만 발동되기에 미국만이 대상이 된 상황으로, TPP 탈퇴를 선언한 미국에 대한 하나의 협상 카드 혹은 양국간 통상마찰의 촉진제로 동 건이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코트라 배성현 일본 도쿄무역관은 "10월 중순 개최될 미일경제대화에서 해당 건이 화제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바, 일본과 미국 양국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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