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인태 기자] 국제 금속 시장에서 오랫동안 외면받던 니켈이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에 따라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전망에 힘입어 모처럼 각광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4일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의 가격은 t당 1만2천 달러 선을 넘어섰다. 장중 1만2천80달러까지 치솟았던 니켈 가격은 전날보다 60달러가 오른 t당 1만1천970달러로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니켈 가격은 지난 수년간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인해 침체를 거듭해 금속 시장에서는 트레이더들로부터 홀대받던 금속이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의 주된 원료다.
니켈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진 것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이 전기차 배터리에 니켈을 함유한 화학성분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부터다.
리튬과 코발트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지만 런던과 상하이 상품거래소에서 선물거래를 통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니켈이 갖는 차별성이다.
니켈 선물 가격이 장중 1만2천 달러 선을 돌파한 데는 유명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매켄지가 전기차가 붐을 이루면서 재고 감소와 구조적인 공급 부족을 점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우드 매켄지의 숀 멀쇼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대세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황산니켈 성분이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올해부터 2025년 사이에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5년까지 시장에 공급될 니켈의 대부분은 전기차 배터리에 부적합한 소재인 페로니켈(니켈철)이나 니켈선철이어서 황산니켈의 물량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 매켄지는 지난해 240만대인 전기차 판매가 2025년에는 1천4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시장에서 나온 전망으로는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이에 바탕한 니켈 수요 예상치는 지난해 4만t에서 2025년에는 22만t으로 급증한다는 것이 우드 매켄지의 주장이다.
멀쇼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외에 가전제품이나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요구하는 배터리 수요를 합산하면 니켈 수요 예상치는 27만5천t으로 더욱 늘어난다고 밝혔다.
니켈 가격은 지난 5월 t당 9천 달러를 하회했으나 전기차에 대한 기대 심리, 글로벌 경제 성장의 가속, 환경 오염을 내세운 중국의 감산 우려에 힘입어 그 후 35%가량 오른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