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인들과 만난 터키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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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인들과 만난 터키독자들
  • 최민식 기자
  • 승인 2017.11.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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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서 작가와의 만남·시낭송회…사인 공세도 이어져
▲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서 최윤·김애란 작가가 4일(현지시간) 터키 독자들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최민식 기자] 4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서 터키어로 작품이 번역됐거나 번역될 예정인 한국 작가 6명이 현장을 찾아 터키 독자들과 만났다.

터키에 번역된 한국 문학은 15종으로, 아직 터키에 한국 문학이 본격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한국 작가들이 낯설 수도 있지만 많은 터키인이 행사장을 찾아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주빈국관에서는 4일 '회색 눈사람'의 최윤 작가와 김애란 작가가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한 데 이어 5일에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 남은 터키인이 주인공인 소설 '이슬람 정육점'의 손홍규 작가가 터키 독자들과 만났다.

행사가 끝날 때마다 행사장에는 작가들의 사인을 받으려는 터키인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특히 아직 터키어로 작품이 소개되지 않은 김애란 작가에게도 사인 요청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의 소설집 '침이 고인다'는 곧 터키어판이 출간될 예정이다.

김애란 작가는 "호기심은 무지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알아야 더 생기고 지혜에서 생기는 게 호기심이고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중문화로 시작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의 마지막 순간이 문학에 놓여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인 공세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손홍규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도 되풀이됐다. 사회자로 나선 터키 소설가 겸 영화감독인 르자 크라치는 "터키어로 번역된 모든 한국 작품을 읽어봤는데 '이슬람 정육점'은 다른 작품과 비교해 문체가 색달랐고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평했다.

이어 열린 천양희 시인과 이성복 시인의 시 낭독회는 주최 측이 마련한 자리가 행사 시작 전부터 일찌감치 채워지면서 서서 보는 관객들이 있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터키 일간지 휘리예트의 문학전문기자 차흘라얀 체빅이 사회를 맡은 낭독회는 두 시인이 각자의 시 4편씩을 한국어로 직접 낭송한 뒤 이어 터키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천 시인은 '새에 대한 생각'과 '별은 사라진다', '참 좋은 말' 등을, 이 시인은 '제대병'과 '슬퍼할 수 없는 것','무언가 아름다운 것' 등을 낭독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시 낭송을 듣던 오구즈 툴한(30)씨는 "전날 한국과 터키의 합작 영화인 '아일라'를 보고 한국에 관심이 생긴 차에 한국 시 행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렸다"고 말했다.

평소 시를 좋아한다는 그는 "터키어로 번역을 거친 만큼 완전히 시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터키 시와는 다른 느낌이 있고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느껴진다"면서 "특히 이성복 시인의 작품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두 시인은 앞서 1∼2일 터키 카이세르에 있는 에르지에스대에서 터키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 번역 워크숍을 열었다. 이성복 시인은 "외국 여러 곳에서 행사를 해봤지만, 터키 학생들 하나하나 우리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모습 등 여러 면에서 매우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6일 저녁에는 안도현 작가, 손홍규 작가가 터키 소설가, 시인 4명과 함께 하는 '한-터키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7일에는 최윤 작가와 김애란 작가가 이스탄불대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 행사에 참여한다.

행사를 준비한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번 문학행사가 한류 열풍으로 고조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현대 문학으로 확장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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