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국제도서전 한국관, 한류 넘어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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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국제도서전 한국관, 한류 넘어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 열어
  • 최민식 기자
  • 승인 2017.11.06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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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학생들로 '북적북적'
▲ 이스탄불국제도서전 한국관을 찾은 터키 학생들이 한국어 교재를 살펴보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최민식 기자] "한국 그림책 처음 봤는데 너무 그림이 예뻐요", "한국 책 보고 싶은데 구하기가 힘들어요."

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탄불국제도서전 국제관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은 단연 한국관이다. 국제관에 참가한 18개국 대부분이 소규모로 참가해 주빈국으로 참가한 한국관이 상대적으로 풍성한 콘텐츠를 선보인 점도 있지만, 한류로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가졌지만 직접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터키 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대거 한국관을 찾았기 때문이다.

한국관에서는 한국 문학을 메인 코너로 내세웠지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한국 잡지와 그림책 부스였다. 한국의 주요 잡지를 전시한 한국잡지협회 부스에는 특히 한류 스타들이 등장하는 잡지들을 구경하기 위한 터키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의 발길이 전시장 개장 때부터 하루 내내 끊이지 않았다. 학생들은 잡지를 넘기며 한류 스타들의 사진이 나올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이 부스에서는 한때 관람객이 한류스타 사진이 실린 잡지를 몰래 들고 나가려다 제지당하는 일도 있었고 즉석에서 터키 학생들의 K팝 경연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잡지협회 정광영 회장은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내년에는 아예 한국 스타들 화보집을 제작해 들고 올까 한다"고 말했다.

잡지협회는 한국관 전시가 끝난 뒤 잡지 400여권을 이스탄불 한-터키 우호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한국어를 몰라도 이해하기 쉬운 그림책에도 터키인들의 관심이 쏠렸다. 한국관에서 관객들을 안내하던 터키인 자원봉사자 심게 토카르팔씨는 "사실 글자로만 된 책에는 관심이 없고 그림책이 인기가 많다"면서 "그림이 예쁘다는 반응들이 많다"고 전했다.

부대행사로 열린 한국전통부채 만들기 행사에는 사람이 몰리는 통에 4일 두 차례 행사에서 5일에는 행사 회수를 한 차례 더 늘렸고 예약권까지 발행했지만 금세 자리가 동났다.

행사를 주관한 K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도서전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하고 있지만 터키 사람들 반응이 특별히 더 열광적"이라고 전했다.

한국어 교재를 전시한 다락원 부스에도 끊임없이 터키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대부분 K팝과 드라마 영향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었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형제의 나라'라는 이미지와 한류에서 비롯된 한국에 대한 터키인들의 호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K팝과 드라마 외에 보다 다양한 문화 교류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도 동시에 드러났다.

한국관 방문객의 대부분은 한류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에 한국관을 찾은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터키어로 번역된 콘텐츠가 부족해 드라마나 K팝 외에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내년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멜렉 에브라르(16)는 "한국에 관심은 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별로 읽을 만한 내용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또 한국관 안내데스크를 찾은 터키인들의 문의는 대부분 한국어 학습 관련 질문이었지만 실제 서점에서는 한국어 교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터키 물가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책값이 비싼 환경도 다양한 한국 출판 관련 콘텐츠들이 소개되는데 걸림돌이다.

K팝을 좋아하는 대학생 딸에게 줄 한국어 교재를 추천해 달라던 터키인은 책값이 50터키리라(약 1만5천원)라는 말에 망설이다 책을 내려놓기도 했다.

다락원 관계자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많은 것 같지만 실제 책 판매와 연결할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빈국 행사를 준비한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이번 주빈국 참가는 당장 어떤 성과를 내기보다는 한국과 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간 문화 교류를 강화하자는 취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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