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소나' 기반 무인 탐지기술로 잠수부 없이 수중 구조물 안전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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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소나' 기반 무인 탐지기술로 잠수부 없이 수중 구조물 안전 진단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7.11.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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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기술단 박철 대표
▲ 다음기술단 박철 대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최근 포항 지진 발생 직후 교량, 댐, 항만 등 수중 구조물의 균열과 안전상태를 진단해 달라는 요청이 각 기관과 기업으로부터 쇄도하고 있습니다. 잠수부 없이도 수중 구조물의 상태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저희 무인 수중 탐지 신기술 때문이지요."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최근 포항 지진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빌딩 등 육상 구조물은 물론 교량, 댐, 제방 등 수중 구조물의 안전 상태에 대한 점검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상의 구조물은 비교적 안전 진단이 용이하다. 접근도 쉽고 육안으로 확인해 분석하기도 쉽기 있기 때문. 하지만 수중 구조물은 안전 진단이 쉽지 않다. 물속에 들어가서 살펴보기 위해서는 수압, 조류 등에 훈련된 잠수부가 필요한데 잠수자격과 토목기술에 관한 지식을 모두 갖춘 잠수부는 국내에 몇 안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 하천, 저수지, 바다는 대부분 물이 탁해서 육안으로 구조물의 상태를 살펴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각종 수중 폐기물, 유해물질 등으로 인해 잠수부가 직면하는 위험도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설물 안전진단 및 유지관리 전문기업 다음기술단(대표 박철)이 지난해 건설신기술로 지정받은 수중 구조물 무인 진단 시스템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2년 설립된 다음기술단은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1MHz급 듀얼 소나(Dual SONAR)기반의 수중구조물 및 하상부의 표면상태 영상 취득 기법'을 개발,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 제787호로 지정받았다. 

다음기술단 박철 대표는 "기존에 수중 구조물 표면의 균열, 침식, 박리 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잠수부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 신기술은 음파를 활용, 수중 구조물의 표면 영상을 고해상도로 촬영해 실시간 전송하기 때문에 토목기술자가 강가나 보트 위에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영상의 해상도도 기존에 비해 훨씬 뛰어나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소나 이용한 수중 구조물 진단 모습

공학박사이자 잠수자격 보유자인 박철 대표, 현장에서 기술개발 필요성 느껴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교량 피해, 도로붕괴는 해마다 반복되는 단골 뉴스다. 실제 교량 피해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홍수 시 유량 및 유속 증가로 인한 교각 주위의 침식 현상, 교각표면의 박리·박락현상, 부유물에 의한 교각 손상 및 균열 현상 등이다. 

하지만 그동안 구조물의 안전진단 및 유지관리는 내구성 및 내하력 평가에 집중되어 왔고, 침식 및 교각부 균열·손상에 의한 피해 예측 및 저감 노력은 소홀한 편이었다. 

더욱이 교대와 교각 기초는 일반적으로 땅속 및 수중에 위치하고 있어 상부구조와 같이 직접 육안조사를 통한 안전성 판정이 어렵다. 

현재 수중부 교각 점검은 잠수부에 의한 수중촬영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이는 전문인력의 부족, 유속과 탁도의 영향으로 인한 작업의 안정성 문제 등이 수반되며, 평가등급의 판단이 주관적이라는 점,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나 육안 판독이 불가능한 지역의 경우 조사가 힘들고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학박사 출신이면서 10여년의 잠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경력의 박철 대표는 일찍부터 기존 수중 구조물 진단 방식의 낙후성을 체감하고 있었다. "70~80년대 근대화 시기에는 빨리 짓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안전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중 구조물에 대한 안전 진단 방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 새로운 기술 개발이 절실하게 느껴졌죠." 

박 대표는 2006년부터 음파 촬영법을 이용한 수중 교각 점검 방법을 연구했다. 2007년 '소나를 이용한 수중구조물의 무인 안전진단장치'로 특허를 취득했고 이를 더욱 발전시킨 장비개발과 응용기술로 방재신기술 제40호에 지정됐다. 

나아가 1,350KHz의 고주파수를 활용해 정밀조사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수중 교각부와 강 바닥을 동시에 탐지하는 '듀얼 소나(Dual Sonar)' 기술을 도입하며, 소나 장비의 촬영 각도 조절 및 흔들림 보정이 가능한 프로그램까지 개발하면서 지난해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제787호로 지정되었다. 

다음기술단이 개발한 장비는 영하 10℃ 내외의 저온과 영상 55℃ 내외의 고온, 그리고 pH 6.5~7.2 염도의 물속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혹한기 등 잠수부가 잠수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구애 없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수중 구조물의 점검 및 진단 방법에 관해 건설 신기술은 물론 환경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국내에 저희 외엔 없습니다. 일부 업체에서 소나를 활용한 수중조사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하드웨어 장비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체계적인 수중구조물 점검 및 진단 시스템을 갖춘 곳은 저희뿐이지요." 

▲ 수중 구조물 표면 상태를 살펴보는 모습

고주파수 음파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 확보, 촬영 각도도 손쉽게 원격 조작 

음파를 이용한 수중 탐사 기술은 이미 1940년대 초부터 개발되어 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구조물의 균열 등 정밀한 촬영이 가능해졌는데 2002년부터 디지털 400KHz의 운영주파수를 이용한 분해능(분해 가능한 최소한의 크기) 5~7cm의 소나 장비가 보급되어 왔다. 

다음기술단의 신기술은 이러한 영상 해상도를 더욱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1,350KHz의 고주파수를 활용, 분해능 3cm까지 정밀도를 높여 작은 균열이나 박락도 놓치지 않고 조사할 수 있다.  

이 신기술의 또 다른 의미는 듀얼 소나 장비에 있다. 이를 통해 수중 교각부와 하상부를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음파는 그 성질상 주파수가 높을수록 해상도를 높일 수 있지만 측정 거리가 짧아지는 한계가 있다. 주파수가 낮으면 해상도는 낮아지지만 폭넓은 지역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기술단의 듀얼 소나 장비는 두개의 장비(수중예인체, Towfish)에 주파수 대역을 각각 다르게 설정, 수중 교각부를 촬영하는 장비는 고주파수(1,350kHz)를 이용해 정밀하게 촬영하고(분해능 3cm), 하상면을 촬영하는 장비는 상대적으로 저주파수(400 kHz)를 이용해 폭넓은 지역(100~1200m)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듀얼 소나 장비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주파수 중첩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소나 장비의 각도를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소나를 이용한 수중조사는 하상면과 수중구조물을 각각 분리하여 조사를 실시하고 촬영 각도를 수동으로 조정해 작업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 신기술은 듀얼 소나의 트랜스듀서(Transducer)를 통해 하상면과 수중구조물을 동시에 조사 가능하고, 수중구조물 조사에 적합한 전동지그 세트(Electronic Jig Set)와 지그프레임 세트(Jig Frame Set) 개발을 통해 듀얼소나의 촬영각도를 1°/sec로 전동 제어함으로써 효율적 운영과 수중조사 기간 단축으로 경제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나아가 자이로 센서를 부착해 파랑에 의한 소나의 흔들림 보정 알고리즘으로 영상이 왜곡되는 문제점도 해결했다. 즉 흔들림에 의한 영상 왜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ATLAB 기반 흔들림 보정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듀얼소나의 운영 기법을 프로그램화 하였으며 흔들림으로 인한 왜곡된 데이터를 보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수집된 영상데이터를 분석하여 구조물의 현재 상태 및 손상정도를 파악하여 구조물의 상태를 관리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후처리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후처리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듀얼소나를 이용하여 취득된 영상 데이터(XTF 파일)를 분석하여 측정 세부 정보, 영상 데이터, GPS 좌표 및 수심 등의 추출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수중구조물의 손상 보고서를 작성하고, 하상 데이터를 이용하여 하상 바닥면을 3D 프레임으로 표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즉 다음기술단의 신기술은 듀얼 소나 장비인 하드웨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완전한 수중 구조물 진단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이 기술은 고해상도 1MHz급 듀얼 소나를 이용하여 수중 구조물의 영상취득에 활용되는 기술로서, 듀얼 소나에서 초음파를 방사하여 구조물에 반사되어 오는 초음파로 수심정보와 영상데이터를 수집하고, DGPS(Differential GPS)를 통해 획득한 구조물 위치정보와 함께 분석하여 손상 위치 파악 및 하상지형의 변화를 확인하는 절차로 이루어진다. 

"이 장비를 작은 보트에 장착해 사용하면 잠수 전문가가 아닌 토목기술자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수중 구조물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하상면과 수중구조물을 동시에 조사함으로써 수중조사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잠수부 조사 방식과 비교해 하천교량은 50.2%, 댐은 58.5% 조사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기존 소나 조사 방식과 비교해도 하천교량은 13.5%, 댐은 12.9% 조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요." 

▲ 2017 국제 컨퍼런스 전시장의 다음기술단 부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갖춰 현장보급 및 수출 용이...관건은 제도 개선 

박 대표는 이 신기술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완전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각 기관 및 기업이 구매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하기에 용이하고 해외 수출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수중 구조물 진단이 필요한 기관이나 기업은 다음기술단에 진단을 의뢰할 수도 있지만 장비를 구매해 직접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듀얼 소나와 전동지그 프레임 세트로 구성된 하드웨어, 그리고 그 운영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구매 기업은 간단한 사용법만 익히면 자체적으로 쉽게 운영할 수 있지요." 

박 대표는 이 신기술의 보급과 해외 수출에 가장 중요한 관건은 법 제도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수중 구조물 안전 진단 관련 국내 법령은 수중 잠수부에 의한 현장조사(육안조사) 방식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령의 개선이 없으면 현장의 실무자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지요." 

박 대표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변화 및 시설물 노후화와 관련되어 재난의 방지와 피해의 최소화를 목표로 첨단 기술 융합을 통한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중소 및 벤처기업의 우수한 인재들이 열정을 갖고 신기술을 개발해도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첨단 소나 장비를 이용한 수중점검 통합 솔루션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아 수출 가능성이 높은 유망 분야입니다. 해당국가의 안전진단 업체와의 기술 제휴를 통한 용역사업 수행, 통합 솔루션 제품 수출 등 다양한 판로 개척이 가능하지요. 이러한 세계적 수요의 흐름과 기술 발전 트렌드에 발맞춘 제도 개선 노력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과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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