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태양광발전소 띄우는 신기술로 신재생에너지 시대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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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태양광발전소 띄우는 신기술로 신재생에너지 시대 앞당긴다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7.11.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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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이앤이 황성태 대표
▲ 신화이앤이 황성태 대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국토가 협소하고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등에서 보는 대규모 육상 태양광발전소 설치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수지, 하천, 바다 등 물 위에 태양광발절소를 설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어 있고 물위에 태양광발전소를 띄우는 기술(플로팅 기술)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다.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발전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효율성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 생산단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2020년이면 석탄·가스와 대등한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태양광발전소는 육상에 설치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태양광발전소는 넓고 평평한 지역을 필요로 하는 만큼, 태양광발전소 하면 흔히 미국의 광활한 사막지역에 가지런히 펼쳐져 있는 태양전지판을 떠올릴 정도로 국토가 넒은 나라에서 활용하기 적합한 에너지로 여겨지곤 한다. 국내의 경우 일반 가정집이나 빌딩 옥상에 설치된 태양전지판 정도를 떠올리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소는 물 위에도 설치할 수 있다. 땅 위든 물 위든 넓고 평평한 지역만 있으면 되는 만큼 물 위에 태양전지판을 안정적으로 띄울 수 있는 플로팅 기술만 있다면 물 위에도 얼마든지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수심 30cm 이상이면 수심이나 수질 등 관계없이 설치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평지가 부족하고 산악지형이 많다. 하지만 저수지, 하천, 바다 등 수면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대규모 육상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수상 태양광발전소 설치에는 적합한 국토인 것이다. 

태양광발전시스템 제조 및 구조물 건설 전문기업 신화이앤이(대표 황성태)는 물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띄우는 플로팅 기술을 수년간 연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수상 태양광발전소 건설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신화이앤이는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FRP(섬유강화복합체) 단위 프레임 구조물을 이용한 내수면 수상 부유식 태양광 발전모듈 지지 구조 물 공법(IFS 공법)’을 개발, 2015년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 제758호로 지정 받았다. 

신화이앤이 황성태 대표는 "자원 빈곤국인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들 중 기술 발전 현황과 우리나라 국토 지형 및 자연환경 등을 고려할 때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가장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산지 많지만 유휴수면도 많은 우리나라, 수상 태양광발전소에 제격 

최근 포항 지진으로 인해 경북 동해안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또한 화력발전소가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새롭게 인식되며 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7위인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상황을 감안, 태양광, 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의 상용화를 위해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의무화하는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제도를 2012년부터 도입해 2020년까지 10%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태양광에너지다. 태양전지(태양광모듈)를 이용해 태양 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태양광발전(Photovoltaic power generation, PV)은 온실가스 배출, 소음, 환경파괴 등을 초래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원으로서 막대한 부존량을 바탕으로 적용영역의 확대와 기술혁신에 따른 효율성 제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발전량에 영향을 주는 일사량도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오염을 감안하더라도 하루 3.58 kWh/㎡로 높게 측정되어 태양광 발전의 효율성이 크다.

하지만 태양광에너지 산업의 가장 큰 난점은 넓은 대지면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1GW의 전력 생산을 위해 필요로 하는 부지의 경우 태양광발전소는 원자력발전소의 70배에 해당하는 면적을 필요로 한다. 육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려면 벌채 등 또 다른 환경파괴를 야기한다. 풍력발전은 평지가 아니어도 되지만 태양광발전보다 더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태양광에너지의 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수상 태양광발전소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수면이 풍부하고 유휴수면이 많아 각 지자체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저수지 등 내수면의 약 5%만 활용하더라도 여의도 면적의 4.7배에 해당하는 지역에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다. 이 경우 약 4.17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1GW급 원전 4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내수면의 5%만 활용하면 미관상의 문제도 크지 않다. 오히려 가지런히 정렬되어 설치된 태양전지판이 첨단기술 이미지와 친환경 이미지를 줘 관광자원화 할 수도 있다. 또한 태양전지로 인해 물속에 음영이 생기고 온실가스나 방사능 물질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물고기 등 수중 생물이 더 잘 번식하기도 한다. 나아가 물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물에 의한 냉각효과 등으로 인해 육상에 비해 태양광발전량이 10% 정도 더 많아진다. 

▲ 오태저수지 3MW 수상 태양광발전소

대기업 임원 출신 황 대표, 수상 태양광발전소의 장래성 간파하고 뛰어들어 

삼성그룹 임원이었던 황성태 대표는 이러한 수상 태양광발전의 장점과 우리나라 지형에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적합하다는 점을 간파, 신화이앤이를 창업하고 수상 태양광발전 산업에 뛰어들었다. "저는 경영학 전공자로서 수상 태양광발전 분야에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러다 지인 학자들로부터 수상 태양광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지요." 

황 대표는 2012년 신화이앤이를 설립하고 이미 이전부터 태양광발전소의 플로팅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던 학자들과 함께 연구개발, 2015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을 지정 받았다. 

수상 태양광발전소의 플로팅 기술에 관해 국내 업계에서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곳은 없다. 한국과 일본에 유사한 기술의 특허는 있지만 자재의 부식 등 수질오염 우려가 있고 파랑 등 수면의 움직임에 취약해 신화이앤이의 신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신화이앤이의 신기술은 횡방향보가 설치된 수직재와 받침부재를 가로·세로방향으로 구조재가 연속된 평면프레임 상부에 고정하고, 횡방향보와 받침부재 사이에 태양광모듈을 설치하며, 평면프레임 하부에 부력체가 결합된 FRP 단위 프레임구조물을 일체로 인양하여 수상에 설치한 후 수상에서 단위 프레임구조물을 서로 힌지 연결하는 내수면 수상 부유식 태양광 발전 모듈의 지지구조물 공법이다. 

즉 이 신기술은 구조재로 습윤 및 염해 환경에서 내구성이 우수한 FRP(섬유강화복합체)를 활용한다. 기존에는 이 자재 외에 철재와 알루미늄이 사용되어 왔다. 철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부식 문제가 있으며 알루미늄은 부식 우려가 없지만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FRP는 철재보다 비싸지만 알루미늄보다 저렴하며 부식, 유해물질 배출, 환경오염 문제가 전혀 없는 친환경 소재라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이 신기술은 평면프레임 구조재를 연속 배치한 단위구조물로 구성하여 단위구조물을 일체로 인양 시공하며, 단위구조물을 수상에서 힌지로 연결함으로써 수면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응력을 최소화 시킨다. 즉 경첩처럼 힌지로 연결해 파랑 등 물의 상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되 옆으로는 서로 고정시켜 안정적으로 물 위에 떠 있도록 한다.  

나아가 볼트로 조립되는 연결재를 활용함으로써 피로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단위구조물은 태양광모듈의 설치각도를 위해 평면프레임에 설치되는 일체형 수직재를 적용함으로써 구조재의 구성을 간소화시켰고, 수직재 상단부에 걸림턱을 구비하여 횡방향 보의 시공을 단순거치방식으로 용이하게 하였다. 

이 외에 태양광모듈이 단순거치 될 수 있도록 태양광모듈 하단부에 받침턱이 구비된 태양광모듈 받침부재를 적용함으로써 시공성을 향상시켰고, 구조물 하부 국부응력 을 완화시키기 위한 철물과 부력체를 볼트에 의해 조립함으로써 시공성이 우수하고 유지 관리가 편리하도록 했다. 단위 구조물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단순 반복해 조립하면 되기 때문에 시공이 간편하고 마음대로 규모를 정할 수 있다. 

"저희가 이 기술을 개발하여 국내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는 동안 일본과 프랑스의 기업들이 수상 태양광발전소 플로팅 기술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의 플로팅 기술은 ‘일체형’으로서, 물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어 파괴 위험이 높고 시공도 어렵습니다. 저희 신기술은 이러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입니다." 

▲ 지평저수지 3MW 수상 태양광발전소

동남아 등에서 러브콜 쇄도...관련 제도 정비 필요 

신화이앤이 신기술의 우수성이 점차 인정받아 이미 국내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다수 설치되어 왔다. 

2012년에는 합천댐에 국내 최초로 500㎾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만들어졌다. 2013년에는 동서발전이 당진화력발전소 내 취수로에 신화이앤이의 IFS공법을 활용, 1㎿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2014년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충북 영동군 추풍령 저수지에 2㎿ 규모의 수상 태양광 단지를 건설했다. 신화이앤이가 시공해 2015년 완공된 경북 상주시 오태·지평 저수지의 각 3㎿씩 총 6㎿ 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소는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소다. 충청남도 당진시 소재 대호호, 석문호에도 각각 100㎿ 규모의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으로 현재 사업자를 선정 중에 있다. 

해외에서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일조량이 많고 수자원이 풍부한 동남아 국가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 1월 신화이앤이는 라오스 정부와 수상 태양광사업 개발사업협약(MOU)을 맺는 등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라오스는 특히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단순히 농작물 재배나 주거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수상 태양광발전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새마을운동을 전개하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관심이 많고 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개발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서로 상충하는 관련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화력발전소들은 발전소 인근에 저수지를 만들어 원료로 쓰고 남은 석탄재를 물속에 가라앉혀 보관하고 있다가 수 십년 후 매립하는 방식으로 석탄폐기물을 처리합니다. 매립 전까지 수 십년간 이 저수지는 어떤 용도로도 쓰기가 어렵지요. 이 수면 위에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 그만큼 효율적인 공간 활용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설, 환경 등 관련 법령들이 서로 상충되다 보니 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법제도를 정비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논의가 국회와 정부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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