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연초 '아이폰發 악재'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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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연초 '아이폰發 악재' 가시화
  • 유승민 기자
  • 승인 2018.0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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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유승민 기자]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이 미국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올초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애플의 부진이 IM(IT·모바일) 사업부문에는 호재가 될 수 있으나 부품 사업에서는 직접적인 악재가 되는 셈이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이 기간에 아이폰 판매량이 7천730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0.9% 줄었다고 밝혔다.

아이폰의 분기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특히 최대 쇼핑 성수기인 연말 시즌에 감소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욱이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올 1분기 매출이 월가 전망치인 671억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600억~6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애플이 올 1분기 아이폰X 생산을 당초 계획인 4천만대에서 2천만대로 대폭 줄일 것이며, 이에 따라 부품 주문도 60% 감축할 것이라고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애플이 올여름 아이폰X 생산을 중단하고 모델을 조기 단종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폰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자 국내 주요 부품 생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특히 모바일용 올레드(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사진=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이 미국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올초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올레드 패널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설비 가동률도 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최근 몇년간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인을 대폭 증설한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에 더해 가동률까지 하락할 경우 수익성이 대폭 악화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아이폰발(發) 악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모기업인 삼성전자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체 매출의 15%, 영업이익의 10% 정도를 차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 사업 전망에 대해 "올 1분기는 스마트폰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드는데다 올레드 수요 둔화 가능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레드 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한 작년 4분기에 매출의 30~40% 정도를 애플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수 있으나 최소한 1분기에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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