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힘입어 배당주펀드 순자산 두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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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힘입어 배당주펀드 순자산 두배 증가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4.10.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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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장에서도 4천 75억원 유입

저금리 환경과 정책 효과에 힘입어 배당주펀드의 덩치가 올해 들어 두 배로 커졌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배당주펀드의 순자산 합계는 연초 2조5천932억원에서 지난 23일 기준 5조443억원으로 약 95% 증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 배당 확대 정책을 내놓은 지난 6월부터 크게 치솟기 시작한 배당주펀드의 인기는 5개월째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6월 한 달 새 순유입된 자금만 2천208억원에 달하더니 7월 2천609억원, 8월 7천304억원에 이어 9월에도 6천703억원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증시가 큰 폭으로 추락한 이달 들어서도 지난 23일까지 4천75억원이 유입됐다.

올해 들어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형)에서 3조8천446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고려해보면 이 같은 배당주 펀드의 인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최근의 증시 조정으로 인해 배당주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4.82%를 기록했다. 6개월 수익률은 4.39%, 연초 후 수익률은 7.15%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가 '반짝' 테마가 아닌 '장기'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연초 이후 코스피 대비 26.3%포인트에 달하는 견조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상황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배당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고, 한국거래소의 새 배당지수 발표도 수급적 안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국내 펀드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배당주 펀드"라며 "정책 기대감, 저금리로 인한 인컴 수익(주식 배당, 채권 이자 등에서 얻는 고정적인 수익)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열풍 속에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의 순자산은 지난 23일 기준 3조120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대 초대형 펀드의 탄생을 알렸다.

시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중 3조원대 규모의 '공룡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시장의 키워드 자체가 '배당'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시장 상황에서 오랫동안 배당 투자에 신뢰와 인지도를 쌓은 운용사 한 두 곳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인기는 금융위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 열풍과도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게 중평이다.

오 팀장은 "'인사이트 펀드' 인기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라는 브랜드에 기댄 측면이 크다면 이번 신영밸류고배당의 경우 10년이 넘는 운용 실적 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의 늘어나는 덩치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투자할만한 배당주는 한정돼 있음에도, 투자 자금이 자꾸 불어나면 해당 종목 주가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영자산운용은 소프트 클로징(잠정 판매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운용을 맡고 있는 박인희 주식운용2팀장은 "3조원대 규모는 회사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그러나 운용상 부담이 생기기 전까지는 소프트 클로징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었을 때부터 거래가 잘 되는 대형주 비중을 높였고, 현재 중소형주 비중은 20% 수준까지 낮춘 상황"이라며 "3조원을 넘기고서도 불안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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