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한달째 '단기간 내 해결 기미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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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한달째 '단기간 내 해결 기미 안보여'
  • 이삼선 기자
  • 승인 2014.10.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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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장기간으로 시위 지도부내 이견 심화
▲ 지난 22일 오후 홍콩 중문대에서 24개 대학의 학생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대학생들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내놓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보통선거 안에 반대하며 반(反)중국 성향 인사의 행정장관 후보 출마가 허용되는 진정한 보통선거 쟁취를 위해 1주일간 휴업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입후보자 자격 제한 결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27일(현지시간)로 한 달째를 맞았지만, 단기간 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 지도부는 홍콩 정부가 지난 21일 학생시위대 대표와의 대화에서 "중국 국무원에 홍콩의 민심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고 장기적인 정치개혁을 논의할 틀을 구축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수용할지를 놓고 전날 저녁부터 이틀간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도부는 질문 설정과 투표 방식 등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계획을 취소하고서 시위대에 사과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의 추가 대화 일정도 1주일째 잡지 못하고 있다. 

도심 점거 기간이 애초 계획한 기간인 2∼3일을 훌쩍 넘어 두 달째 진입을 앞두면서 시위대 지도부 내 이견이 심화하는 것으로 비친다.

한 달 전 도심 점거 시위를 개시한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센트럴 점령)는 애초 약 1만 명이 2∼3일의 연휴 동안 금융중심가인 센트럴(中環) 지역 도로를 봉쇄하는 시위를 계획했다.  

하지만, 9년 만에 최루탄을 발사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반발한 시민이 대거 거리로 나서면서 하루 최고 2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투쟁으로 확산했다.

점거지가 애초 계획한 센트럴 대신 정부청사가 있는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와 코즈웨이베이(銅라<金+羅>灣), 까우룽(九龍)반도 몽콕(旺角) 등으로 다양화하고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투쟁 강도와 방식을 놓고 지도부와 일부 강경파 시위대가 마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시위대 내 내분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시위 중단 요구' 서명 운동을 벌이는 친중(親中) 단체인 '센트럴점령 반대'가 전날까지 이틀간 65만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히는 등 시위 중단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색깔 혁명'(정권교체 혁명)이라고 비난해 온 중국 관영매체도 홍콩 재벌들에 시위에 대한 반대 견해 표명을 종용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홍콩 정부가 '전인대에 선거안 결정 철회 건의' 등 시위대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위 중단 압박이 강화하자 일부 시위대 지도부는 도심 점거 외에 다른 방식의 투쟁을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베니 타이 교수는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서브권을 가진 중국 정부가 좋은 공을 서브하기를 거부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며 시위를 지속할 뜻을 밝히면서도 "앞으로 민주화 투쟁을 촉진할 최고의 방법을 찾으려고 홍콩 시민이 점거 운동의 종반전을 공식화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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