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증자 난항…최대주주 일부 실권에 1천40억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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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증자 난항…최대주주 일부 실권에 1천40억 부족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8.04.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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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상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5천억원 유상증자가 난항을 겪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일부만 참여하기로 해 1천억원 가량이 부족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1천86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분율인 58%에 해당하는 금액인 2천900억원보다 1천40억원이 부족하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5천억원 확충하려고 했다. 유상증자는 보통주 2천억원, 우선주 3천억원으로 구성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인수할 당시 계약대로 발행주식의 50%만을 보유하기 위해 50%를 초과하는 부분을 이번에 해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당초 지분율 50%로 출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58%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의 준비법인에 참여했던 로엔엔터(지분율 4%)가 카카오(지분율 10%)에 2016년 3월 인수되면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에 따라 로엔엔터가 보유한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떠안았다.

이어 정식 발족에 앞서 2016년 말 주주였던 코나아이(지분율 4%)가 빠지겠다고 해 코나아이의 지분 역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번에 신규 발행하는 주식을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만 보유하지만 지분율은 58%로 바뀌지 않는다.

보통주는 현 지분율만큼 사들이는 대신 우선주는 그만큼 덜 사기 때문이다. 지분율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만으로 계산한다.

▲ 사진=카카오뱅크.(연합뉴스 제공)

최대주주가 우선주를 실권함에 따라 다른 주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의 주주는 카카오, 국민은행(각 10%), 넷마블게임즈·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스카이블루(각 4%), 예스24(2%) 등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으로 다음주 정도면 확정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주주사들이 현재 증자에 나설지, 한다면 얼마나 할지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주사들은 주금 납입 예정일인 25일 이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9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만큼 기존 주주들이 전부 이번 5천억원 추가 증자에 전액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실권주 처리 문제도 관건이다. 카카오뱅크는 일단 실권주 처리를 공동 대표이사에게 일임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실권주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우선주가 포함된 것은, 우선주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카카오가 이를 인수하기 위해서로 해석해서다.

은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이 중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된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이 은산분리 규제에 적용받지 않아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가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증자액인 500억원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실권주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금액 1천40억원을 더한 것만으로도 1천540억원에 달해 카카오가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주로서 고민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실권주 인수 여부에 대한 즉답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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