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또다시 투기판으로 변질…원인은 '지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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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 또다시 투기판으로 변질…원인은 '지라시?'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8.04.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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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상진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과열 국면에서 벗어난 지 채 석 달도 되지 않아 다시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모양새다.

13일 가상화폐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대형 거래소의 코인 상장 정보가 전파되면서 특정 코인에 대한 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가상화폐 시장을 달군 신규 코인 엘프와 미스릴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후 2시께부터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엘프와 미스릴을 상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졌다.

구독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은 "극비정보"라며 빗썸의 신규 상장 소식을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유료 서비스에서 제공한다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돈을 내고 다른 채널에 접속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소식은 빗썸 직원이 출처라는 설명과 함께 여러 가상화폐 커뮤니티로 퍼져나갔고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엘프와 미스릴로 몰렸다.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OKEx)에서 엘프 가격은 12일 오후 1시 30분 기준 1만3천018사토시(1사토시=0.00000001비트코인)에서 단 두 시간 만에 1만8천600사토시로 40% 이상 뛰었다.

미스릴의 경우 오후 2시께 3241사토시에서 약 두 시간 뒤 3998사토시로 가격이 23% 상승했다.

이 직후 실제로 빗썸은 오후 6시부터 엘프와 미스릴을 상장한다고 공식 발표고 '상장 지라시'(사설 정보지,속칭 찌라시)에서 촉발된 가격 요동은 상장 이후에도 이어졌다.

미스릴은 빗썸에서 12일 오후 6시 25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딱 30분 뒤에 가격이 2만8천원으로 치솟았다. 상승률은 무려 1만1천100%에 달했다.

무서운 기세로 올랐던 미스릴 가격은 곧장 추락해 5분 만에 740원으로 내렸다.

▲ 사진=가상화폐.(연합뉴스 제공)

엘프의 경우 빗썸 상장가는 1천원이었지만 30분 만에 1천900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오후 7시를 지나면서 가격은 1천원으로 원상 복귀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급등락 사태 때도 보기 힘들었던 폭등락 움직임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요동치게 된 원흉으로는 무분별하게 퍼졌던 '상장 지라시'가 꼽힌다.

고급 정보라며 특정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이슈로 만들고 순식간에 자금을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빗썸과 같은 대형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공개(ICO) 정보가 사전유출된 것도 문제가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빗썸의 상장 소식을 알렸던 텔레그램 채널은 이전부터 거래소 내부정보를 통해 상장 관련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빗썸 측은 내부 직원의 정보유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빗썸 관계자는 "ICO 정보는 회사 내에서도 소수의 직원만 알 수 있다"며 "회사 내규상 직원이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고 정보유출은 퇴사 등 징계 사유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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