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예술, 봉사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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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예술, 봉사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원휘기자
  • 승인 2018.04.19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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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패션퍼레이드 개최

[코리아포스트 이경식 발행인/원휘 기자]오는 5월 16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주최로 ‘앙드레 김 자선 패션쇼’가 열린다. 불우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한 자선 행사이다. 한국패션계의 거장 고 앙드레 김이 8년전 타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패션 퍼레이드다. 불우 이웃을 돕는 마음이 부친 고 앙드레 김을 빼 닮았다. 보기가 좋다. 본지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전 부친의 신사동 의상실보다 1.5배 더 넓은 신 사옥에서 앙드레 김 의상실의 김중도 대표를 만났다.

▲ 앙드레 김 아틀리에 김중도 대표(우측)가 2008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식 날 아버지 앙드레 김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필자가 1970-80년대 코리아헤럴드에서 문화부장으로 재직 당시, 그의 부친 앙드레 김을 자주 만났다. 당시 한국은 패션이 불모지대였고, 심지어 당시의 유명한 세계 패션 에디터들은 앙드레 김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패션의 보석상자’(Jewell BoxCollection of Fashions)라며 극찬을 했다. (발행인 칼럼 참조)

▲ 앙드레 김(우측)이 1980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USA’ 숀 웨더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앙드레 김은 1961년 국제복장학원에 1기생으로 입학하며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1962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앞의 ‘GQ 테일러’라는 양복점 한 켠을 빌려 ‘살롱 앙드레’라는 의상실을 열었고, 그 해 12월 반도호텔에서 첫 패션쇼를 개최하며 한국 최초의 남성 디자이너로서 패션계에 데뷔하였다. 1964년 당시 톱스타였던 엄앵란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한 것을 시작으로 은막 스타들의 의상을 디자인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또 한 그는 1966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에서 패션쇼를 연 것을 시작으로 1966년 워싱턴, 1968년과 1970년 뉴욕, 1972년 볼티모어, 1975년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이후에도 세계 각국에 초대되어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렸다.

▲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왼쪽에서 네번째, 앞 줄)이 패션쇼 피날레 현장에서 모델들(유명 영화배우, tv 태런트 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패션의 개척자로 평가되는 앙드레 김은 여성의 우아함을 최대한 끌어내는 로맨티시즘에 바탕을 둔 의상을 고집했다. 한국의 전통문양을 비롯한 각국의 전통문양과 자연에서 모티브를 딴 문양을 적극 응용하고, 화려한 컬러를 자유롭게 이용했다. 패션쇼에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모델로 등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하였는데 그의 무대에 서야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2010년 그가 생을 마감했을 당시 패션계는 큰 산과 같은 스승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

▲ 아뜰리에 부티크에 전시되어있는 고 앙드레 김의 버스트와 각종 상패들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넘어가지만, 그의 이름을 단 속옷, 골프웨어, 양말, 벽지, 수건 등은 여전히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앙드레 김 의상실은 현재 앙드레 김 아뜰리에로 사명이 변경됐고 아들인 김중도(38) 대표가 회사를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김 대표는 아버지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시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국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아뜰리에 논현동 사옥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김중도 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패션쇼 리허설 현장에서 앙드레 김(중앙)이 배우 이영애(왼쪽)과 이서진(오른쪽)에게 모델링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패션쇼 피날레 현장에서 앙드레 김(전면 우측)이 배우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그의 바른 쪽에 배우 김태희와 송승헌이 보인다.

질문: 부친께서 워낙 외교가에서 널리 알려져 계시기 때문에 현재의 ANDRE KIM BOUTIQUE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현황을 소개해주세요.
답변:
계속해서 아버지가 가져오셨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좀 더 확실하게 다각화를 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니폼을 맡아 제작하게 되었고 3월 초에 예정되어있는 365패션쇼의 스타트를 끊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사업들의 라이선스를 늘릴 계획이며, “앙드레 김 컬렉션을 이어갈 디자이너와의 지속적인 콜라보레이션(협업)작업도 조만간 가시적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 미국 등 각국의 대사 부인들이 앙드레 김 자선 패션쇼에서 협찬 모델링을 하고 있다. 1980년 5월 17일자 영자지 코리아헤럴드(The Korea Herald)에 실린 이 기사는 당시 이경식 문화부장(현재 코리아포스트 발행인)이 직접 취재 집필을 했다.
   
▲ 당시 주한 미국 대사 부인 글라이스틴(Mrs. Bleysteen) 여사(왼쪽)이 다른 대사부인 들과 함께 자선 패션 퍼레이드에서 앙드레 김 의상 을 선보이고 있다. 당시 코리아헤럴드의 이경식 문화부장(현 코리아스트 발행인)이 직접 취재에 임했다.

문: 앙드레 김 선생님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혹시 그전에 사업을 물려받을 계획이 있었나요?
답:
사실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아버지께서는 의상 전공을 권유하셨지만 싫다고 하니 더 이상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무리 해도 아버지만큼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남들과 같이 평범한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들인 저만 남겨지게 되었고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제 나이 31살, 아무래도 전공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출장이 잦은 아버지를 자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가 하시는 작업과정을 항상 옆에서 지켜봐 왔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크게 어색함은 없었습니다.

▲ 다양한 색감의 꽃수와 문양수의 쟈킷과 스커트(현재 의상실에 진열중)

문: 고 앙드레김 선생님 하면 유명한 연예인들을 세워 매년 진행했던 패션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타 등용문이라고 할 정도로 매년 화제가 되었었는데 혹시 패션쇼에 계획이 있으신가요?
답:
사실 저도 예전부터 하고 싶고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여러 가지 사정상 계속해서 컬렉션을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브랜드의 정체성 확립, 그리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굉장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고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 입니다.

▲ 유럽 국가 왕족의 옷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앙드레 김 의상.

문: 개인적으로 브랜드 런칭을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
앙드레 김 아뜰리에 세컨드 브랜드의 개념으로,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접할 수 있는 티셔츠나 운동복등 캐주얼 라인의 브랜드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아버지의 색깔을 가져오기 위해 이전에 ANDRE KIM BOUTIQUE 사용했던 자수나 무늬 등을 가져올 계획이며, 또 한 많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조금이나마 접근하기 용이할 수 있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앙드레 김 아틀리에 쇼 룸 전경.

문: 골프웨어, 란제리, 우산 등 라이선스 사업을 강화하여 브랜드의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현재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으며, 또 한 중국에서의 사업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답:
결론적으로 계속해서 라이선스 사업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매년 매시간 달라지는 현시대에 맞춰서 보다 발 빠르게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라이선스 카테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의류뿐만이 아니라 핸드폰 케이스부터 문구류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사실 현재 중국에서의 사업은 답보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버지를 기억하시는 중국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여러 가지 문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적어지는 추세지만 상황이 나아진다면 다양하게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해볼 계획입니다.

   
▲ 매화를 현대식으로 표현한 우아함을 풍기는 이브닝 드레스.
   
▲ 매화의 문양이 기품 있게 느껴지는 이브닝 드레스(현재 의상실에 진열중)

문: 고 앙드레 김 선생님과 자신의 가장 다른 사업지침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
아버지께서는 고급화된 전략을 많이 세우셨습니다. 그동안 앙드레 김 이라는 브랜드가 어느 한 계층과 나잇대에 국한돼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제는 좀 더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품 있는 브랜드로 만들 계획입니다. 모든 전 연령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 한 패션뿐만이 아닌 다양한 카테고리의 종합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문: 얼마 전에 가수 진주 씨의 옷을 제작하셨습니다. 작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답:
진주 씨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 대표가 제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진주 씨가 이번에 새 앨범을 내고 쇼케이스를 진행할 텐데 의상을 제작해줄 수 있냐는 부탁의 저 또한 오래 전부터 진주 씨의 팬으로써 흔쾌히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지난 2윌 6일 러시아 대사관에서 있은 외교일(Diplomatic Day) 행사에서 김중도 대표(우측에서 두 번째)가 외교사절과 부인 등 하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식 코리아포스트 발행인, 비크람 쿠마르 도라이스와미 인도 대사, 아비다 이슬람 방글라대시 대사, 마니샤 구나세케라 스리랑카 대사, (대표), 그리고 노주코 글로리아 밤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사.
   
▲ 코넬 테무로바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 부인과 앙드레 김 아틀리에 대표 김중도 씨가 러시아 국경일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 그 동안 한국 패션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패션계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답:
계속해서 패션계가 많이 침체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는 외국계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한국 고유의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브랜드의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 또한 고급화된 콘셉트도 있지만 보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해서 조금 더 애정 어린 관심 부탁드립니다.

   
▲ 김중도 대표(오른쪽)가 앙드레 김의 오랜 친구인 코리아포스트 발행인 이경식 회장(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그의 아버지가 사용했던 오래된 부티크에서 겨우 5분 거리에 있는 새로운 앙드레 김 아틀리에에서 행해졌다.
   
▲ 앙드레 김 아뜰리에 쇼룸에 대표적인 상징물 시계탑 앞에서 김중도 대표(왼쪽에서 새번째)와 코리아포스트 발행인 이경식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코리아푸스트 김수아 기자(왼쪽)과 원휘 기자(맨 오른쪽)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시간 정도 진행된 인터뷰에서 ‘앙드레 김’ 브랜드에 대한 김중도 대표의 강한 열정과 고집이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존경심, 책임감도 느껴졌다.
앞서 서두에서도 소개 했듯이 오는 2018년 5월 16일 19시 “앙드레 김 추모 패션쇼”가 예정되어 있다. UNICEF 와 함께 진행되는 이번 패션쇼는 고 앙드레 김을 추모하며 생전에 제작한 의상과 앙드레 김 패션쇼 무대에 출연했던 슈퍼모델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특히 이 날은 각국 대사관 대사, 국회의원, 슈퍼모델등 다양한 귀빈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앙드레 김이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난 지금 큰 사건 사고 없이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중도 대표가 대단해 보였다. 앞으로도 선보일 그의 다양한 활동의 박수를 보낸다.

   
▲ 사진은 2008년 ‘사랑의 열매’ 자선 모금 행사를 돕기 위한 앙드레 김 자선 패션쇼에서 모델링을 하고 있는 러시아대사부부의 모습.
   
▲ 2008년 ‘사랑의 열매’ 자선 모금 행사에 참여한 라스 바고 주한 스웨덴 대사 부부.

김중도 대표 약력:
2010: 공식적으로 앙드레 김 패션 디자이너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2005: 한국 외국어대 경제학 석사 학위 취득
2003: 한국 외국어대 프랑스어 영문학 학사 학위
1999: 현대 고등학교 졸업
1996: 신구 중학교 졸업
1993: 한양 초등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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