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먼저 인정받아 국내 진출...헤어제품 분야의 '방탄소년단'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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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먼저 인정받아 국내 진출...헤어제품 분야의 '방탄소년단' 될 것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8.04.25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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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참가기업 폭스트론 김지완 대표
▲ 폭스트론 김지완 대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제품의 성분과 효능 등 제품력으로만 승부한다면 유명 대기업 브랜드 제품과 1대1로 겨루어도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에서 열세인 만큼 해외에서 먼저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후 국내에 진출하면 비교적 빨리 정착할 수 있을 테니까요. 헤어제품 분야의 '방탄소년단'이 되는 것이 저희 전략입니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참여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함께 참석한 탈모예방 헤어제품 전문기업 폭스트론의 김지완 대표는 포럼 참석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4년 폭스트론을 설립, 탈모예방 헤어제품 브랜드인 '닥터펠로(Dr.Pelo)'를 론칭하고 샴푸, 토닉, 트리트먼트 등 탈모예방을 위한 기능성 제품들을 개발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에서 50명의 탈모 환자들을 상대로 약 1년간 임상실험을 진행해 효과도 입증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닥터펠로 샴푸와 토닉을 출시하고 곧바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각국의 뷰티 전시회, 상담회 등에 참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신생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헬스케어, 코스메틱 등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한 분야는 특히 그렇지요.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외국 소비자들은 한국의 대기업이나 신생기업을 모두 똑같이 ‘메이드 인 코리아’ 기업으로 봅니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 없이 비교적 동등한 상황에서 제품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것이지요."    
▲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현장의 김지완 대표(왼쪽 첫번째)
 
하수오, 어성초 등 핵심성분 함유량 대폭 높여...동남아, 중동 우선 진출
 
닥터펠로 제품은 살리실산, L-멘톨, 덱스판테놀 등 세 가지 성분을 주요 성분으로 한다. 살리실산은 피지가 쌓여있는 모공 속으로 침투하여 죽은 세포를 제거하고 항염, 비듬방지, 각질제거 효과를 낸다. L-멘톨은 항균작용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피부를 당겨줘 모공을 수축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덱스판테놀은 손상된 피부조직을 재생하고 보습과 모근 강화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또한 닥터펠로 제품은 10여 가지 천연추출물을 원료로 사용한다. 모근을 튼튼하게 하고 피지제거, 항균, 피부재생 등에 효과가 있는 어성초, 하수오, 상백피, 천궁, 로즈마리, 녹차 등이 사용된다.
 
특히 닥터펠로가 차별화한 점은 하수오, 어성초 등 핵심 천연추출물의 함유량을 기존 타사 제품들에 비해 월등히 높였다는 점이다. "탈모예방을 표방한 많은 제품들이 모발과 두피 건강에 좋은 식물 추출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천연추출물의 함유량은 제품마다 천차만별입니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10~20여 가지 식물의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하수오, 어성초 등 핵심 식물 추출물의 함유량은 1%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희는 이들 핵심 식물 추출물의 함유량을 10%로 높였습니다."
 
닥터펠로 제품군 중 탈모샴푸는 주원료와 함께 치자황색소를 첨가해 손상된 모발을 복원하는 효과를 강화했다. 탈모토닉은 주원료인 어성초 추출물 함량을 높여 풍부한 영양을 두피와 모발에 공급하도록 했고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해 탈모를 억제하도록 했다.
 
올해 2월 출시한 닥터펠로 미라클 리페어 트리트먼트는 바쁜 현대인을 위해 간편하게 모발에 바르고 헹구지 않도록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해 소비자의 호응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닥터펠로 제품들은 멘톨 향을 첨가 상쾌한 느낌을 살렸다. "식물성 천연추출물을 함유한 기능성 샴푸들은 대부분 약초 냄새 또는 한약재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젊은 여성층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여성탈모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저희는 상쾌한 멘톨 향으로 여성 고객들에게까지 어필하고 있습니다."
 
김지완 대표는 한류 바람이 가장 큰 동남아 지역에 우선 진출한 이후, 올해에는 호주와 중동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호주에 있는 헤어살롱 체인점에 입점했고 지난 달 이란, 파키스탄 등에 수출을 타진했다. 이번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큰 규모의 탄탄한 현지 기업 2곳으로부터 구체적인 제휴 제의를 받았다. 
 
"베트남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그저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조금 뒤늦은 개도국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을 방문하고 선입견이 깨졌습니다. 1억 가까운 인구에 젊은 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활기는 물론 모국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애국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베트남을 아세안 국가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베트남 지사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중동 진출 계획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동남아 지역은 한류 열풍이 절정에 있다면 중동 지역은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중동 국가에 가보면 부모 세대들은 한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자녀 세대들은 사막 한가운데 텐트 속에서 K-POP 음악을 듣는 등 한류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어서 김 대표는 "중동 지역 여성들의 모발과 두피 상태가 의외로 불량한 경우가 많습니다. 히잡(이슬람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일종의 스카프)을 착용하기 때문이지요. 터번을 착용하는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이 지역에 모발과 두피케어 제품의 잠재적 수요가 막대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했다.
▲ 김지완 대표가 베트남에서 상담하고 있다
 
한 번의 창업 실패가 큰 경험...후배 창업자 위해 멘토링도 열심
 
글로벌 전자기업인 HP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며 국제 감각을 키워 온 김 대표는 내 회사를 영위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HP를 퇴사, IT 분야 기업을 창업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IT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 신생 기업이 치고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었다.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에서 창업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서울대에서 기업가정신과 창업을 강의하는 등 오랜 기간 재기를 위해 노력해 온 김 대표는 지난 실패를 교훈 삼아 보다 면밀히 준비, 새로운 분야인 모발 두피케어 분야에 도전했다. 그리고 창업 단계부터 국내보다는 해외에 먼저 진출하는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한 번 실패를 경험해 본 김 대표는 후배 창업자들과 정책당국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처음 창업해 한 번에 바로 성공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반면 한 번 실패한 창업자가 재 창업하면 성공 확률은 크게 높아집니다. 실패 경험이 큰 교훈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은 주로 첫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김 대표는 “첫 창업자에게는 다양한 창업 지원을 제공하지만 실패율이 높아 정책의 효과가 반감됩니다. 반면 창업 실패자는 다음에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금융거래의 제약 기간이 너무 길고 재 창업 지원제도도 비교적 미미해 재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니 예비 창업자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창업을 주저할 수밖에 없지요”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예비 창업자를 위한 멘토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기업들은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현지 예비 파트너들에게 높은 신뢰도와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었습니다.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 능력이 제한적인 우수 중소기업을 위해 이러한 자리가 많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수한 신생 벤처, 중소기업들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창업 정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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