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 이란, '핵합의 유지' 6대 조건 제시…원유 수출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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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뉴스] 이란, '핵합의 유지' 6대 조건 제시…원유 수출에 방점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8.05.2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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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현지시간) 고위공무원단을 소집해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이 지켜야 할 조건 6가지를 제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8일 미국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직후 "유럽이 핵합의를 유지하겠다고 실질적으로 보증해야 한다"고 큰 틀에서 언급했고, 이날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이다.

이 요구사항은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수출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유럽이 이란산 원유가 완전히 수출될 수 있도록 보증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석유 수출에 해를 끼친다면 유럽이 그 손실분을 모두 사들여 보전해야 한다는 점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달 하루 평균 약 288만배럴(가스 콘덴세이트 포함)의 원유를 수출했다.

미국의 제재안에 따르면 이란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제재는 11월4일 부활한다.

국방수권법에 근거한 이 제재는 이란산 원유 수입국은 6개월마다 전반기 수입량의 20%를 감축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국이 5월8일부터 180일간 이런 기준을 따라 수입량을 감축했는지 보고 11월4일 이런 '감축 노력'을 평가해 예외국 지위를 결정한다. 국방수권법의 예외국 지위가 인정되면 이란중앙은행과 '상당한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이 제재를 면할 수 있다.

이란 경제와 외화 획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란은 유럽에 이를 보증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 사진=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연합뉴스 제공)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아울러 ▲미국의 핵합의 위반을 반대하는 결의안 발표 ▲탄도미사일, 이란의 중동 정책 문제 제기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불참 ▲유럽 은행의 이란 거래 등을 약속해야 한다고 유럽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이에 응하지 않고 시간만 끈다면 핵활동을 재개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고 경고했다.

또 "우리는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과 문제는 없지만, 전례를 고려할 때 이들을 믿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을 전복하려고 정치·경제·군사적이고 선동적인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그러나 이 모든 계략은 '톰과 제리'의 유명한 고양이(톰)처럼 그들은 언제나 패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했다.

이 행사에 동석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핵합의 서명국 5개국(영·프·독·중·러)이 핵합의에서 약속한 이란의 국익, 특히 경제적 이익을 보증한다면 미국의 탈퇴에 관계없이 우리도 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이러한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1일 이란에 대해 한층 까다로워진 12개 요구사항을 담은 새로운 핵합의를 제시한 이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이 새 합의안에는 우라늄 농축 중단, 플루토늄 사전처리 금지, 이란 내 모든 핵시설 완전 접근 허용, 기존 핵무기 제조활동 신고, 이란군의 시리아 철군, 이스라엘 위협 중단, 예멘·레바논 반군 지원 중단 등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담겼다.

예상대로 미국의 이런 요구에 이란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맞섰고 유럽의 다른 합의 당사국들도 "기존 핵합의 외에 대안은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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