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스타벅스·아마존에 밀린 美시애틀시 "인두稅 없던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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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스타벅스·아마존에 밀린 美시애틀시 "인두稅 없던일로"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8.06.13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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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미국 서부 워싱턴 주(州) 시애틀시(市)가 노숙자 복지기금을 조성하고자 대기업 근로자 1명당 일정액씩 부과하기로 결정한 인두세(稅) 부과 방침을 도로 백지화 하기로 했다.

시애틀에는 대표적 기업으로 스타벅스와 아마존 본사가 있어 이 세금은 '스타벅스·아마존 인두세'로 불렸다.

시애틀 시의회는 12일(현지시간) 인두세 부과 폐지 여부를 표결에 부쳐 7대 2로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중순 영업이익 2천만 달러 초과 기업에 대해 고용인원 1인당 275달러(약 30만 원)씩 인두세를 부과하기로 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시애틀시는 이 세금으로 시내 노숙자들에 대한 비상 구호조치 기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었다.

시의회는 브루스 헤럴 의장의 요청으로 특별회기를 소집해 인두세 부과 방침을 뒤집었다. 제니 던칸 시애틀 시장도 대기업 편에 서서 인두세에 반대했다.

이날 시의회 주변에는 '폐기 표결을 중단하라. 아마존에 세금을'이라고 쓴 피켓을 든 시위대가 몰려와 인두세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이들은 "시의회가 대기업에 무릎을 꿇으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 사진=스타벅스 매장.(연합뉴스 제공)

한쪽에서는 '고용에 세금은 안 된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두세 폐지를 주장하는 시위도 펼쳐졌다.

애초 시의회는 연간 5천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적립해 도심 정비와 노숙인 쉘터(임시거처) 조성에 투입할 작정이었다.

인두세 발상은 스타벅스, 아마존 등 거대 기업들이 시애틀을 기반으로 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도시를 위해 뭔가 내놓아야 한다는 개념이었다.

또 대기업 중심의 개발로 도심 주거비 등이 급상승하면서 많은 노숙자를 양산한 만큼 기업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아마존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시의회가 도리어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부사장 겸 대변인 드루 허드너는 "세금을 폐지하기로 한 의회의 오늘 표결은 지역 경제의 번영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며 "우리는 여러 비영리재단을 통해 도시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존 켈리 스타벅스 공공부문 수석부사장도 "시의회 결정을 환영한다. 2년 전 도시계획 전문가들에 의해 입안된 노숙자 문제 개혁방안이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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