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의 항공컬럼] 대한(大韓)을 대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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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수의 항공컬럼] 대한(大韓)을 대한으로
  • 최성수 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
  • 승인 2018.06.23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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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최성수 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

[최성수 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 요즘 언론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주)대한항공의 전신은 대한항공공사법에 따라 1962년 6월 교통부 산하에 설립된 대한항공공사이다.

대한항공공사는 만성적인 경영난에 시달리다 민영화가 추진되어, 1969년 한진상사의 고(故) 조중훈 사장이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주)대한항공으로 상호를 바꾸었다. 대한항공은 1971년 4월 국내 최초의 태평양 횡단 노선인 서울~로스앤젤레스 화물노선을 열었었고 취항당시 미국 로스엔젤레스 거주 교민들이 태극날개를 보기위해 LA공항으로 몰려와서 공항철책을 부여잡고 고국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1975년 개설한 바레인 노선은 중동 사막의 땅에서 외화를 벌던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고향의 소식을 실어 주는 전령사 역할을 했었고 대한민국과 국내 모든 가정의 경제를 부유하게 만들었던 재화를 창출하는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었다.

대한항공은 2017년 5월말 기준 국내선 13개 도시와 국제선 45개국 116개 도시에 여객 및 화물노선을 개설하여 항공운송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보유항공기는 국내최대인 160대, 객실승무원 숫자만 7,300여명이고 일반직을 포함한 임직원은 18,692명이며 가족까지 합한다면 6만여명에 달한다.

이러한 위상의 대한항공이 요즘 말이 아니다.

자그마한 물컵 사건으로 시작된 나비효과가 국민들의 폭발적인 청원을 거친 후, 벼락과 습기를 머금은 폭풍우로 변신하여 쓰나미 처럼 한진그룹사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청원의 대부분은 대한항공에서 ‘대한’을 빼고 한진 또는 다른 명칭을 부여하도록 청와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항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국토교통부, 관세청등 유관부서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고 직원들이 최고경영층에 대한 퇴진 성토대회를 개최 하는등  그 피해의 끝은 어디인지 지금은 도대체 헤아릴 수 없는 실정이다.

세상은 참 이기적이고 힘의 우위가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동안 초래된 적지않은 불합리한 조치와 근현대적인 경영을 고려한다면 대한항공 임직원과 국민들은 당연히 그럴 수 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대한’ 이라는 사명과 ‘태극마크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과연 어떨까.

회사 창립 이래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세계의 하늘을 개척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수십년 동안 고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우리는 이러한 임직원들을 ‘항공전문가’라고 호칭하며 회사 명칭이 바뀌고 태극로고가 지워질 때 이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항공기는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닌다. 대한민국의 태극로고를 무료로 홍보하며 세계 방방곡곡을 날아다니고 있고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간 수없는 세월동안 지구촌 도시 곳곳에 스스로 대한민국을 홍보하고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 이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유는 임직원들이 하는 고유의 항공업무를 누구를 시켜도 할 수 있다는 가변심리에서 비롯되었다. 조종,정비,객실,운송,기내식,화물,광고,총무,노무,인사등...항공전문성이 매우 필요한 부서 업무도 아무나 시키면 할 수 있다는 심리는 매우 무섭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임직원에 대한 무시와 갑의 행동방식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번 물컵 사건은 그런 사고방식이 밑거름 되어 발생되었다 해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문제는 우리들 하기에 달렸다. 지난 일을 반추하고 잘못을 지적하여 시정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와 임직원의 미래 그리고 항공산업을 선도하는 건강한 항공사 위해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출구모색이 필요한 시점인 듯 하다. 이런 일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이 그러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또한 미래를 볼 수 있는 아량과 포용도 가지고 있어야하고 경영층과 직원 서로의 등을 쓰다듬어 줄 수 있는 담력도 있어야 한다. 미움보다 강한 용서는 상대편을 위해서라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해 더욱 필요하다. ‘대한(大韓)’이 ‘대한(大韓)’으로 다시 한번 재도약하여 지구촌에서 쿨(Cool)한 멋진 항공사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Begi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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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댄 2018-06-23 09:43:49
모쪼록 무리없이 종결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