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美·中 무역전쟁, 겹치는 악재에 글로벌 경기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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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美·中 무역전쟁, 겹치는 악재에 글로벌 경기 흔들릴까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8.06.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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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방아쇠를 당긴 글로벌 무역전쟁이 꼬리를 무는 보복전 양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기는 연초부터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2분기 들어서면서 신흥국 통화 위기, 미국 금리 인상, 국제유가 강세 등 연이어 부상한 돌발 악재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무역전쟁은 전 세계 교역을 위축시키고 생산 비용을 늘려 결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폭탄이 당장 미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정조준한 중국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도이체방크는 2천500억 달러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첫 12개월간 중국 성장률을 0.2∼0.3%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했으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0.3%포인트 하락을 점쳤다.

당사국이 아닌 주변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는 후폭풍을 우려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별로는 대만의 GDP 성장률이 1.9%포인트 하락해 최대 피해를 볼 것으로 관측됐으며, 말레이시아는 1.3%포인트, 한국 0.9%포인트가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을 포함해 대만, 말레이시아의 피해가 큰 것은 이들 국가가 중국에 수출하는 부품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BI는 풀이했다.

▲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방아쇠를 당긴 글로벌 무역전쟁이 꼬리를 무는 보복전 양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이 같은 우려는 점점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미국은 금리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만큼 국내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반면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여타 지역에선 경기회복세가 부진한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내 4차례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현재의 완화 정책을 유지한 채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기에 미칠 영향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중남미, 아시아 등의 신흥국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 등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해외투자자금이 유출되는 신흥국 통화 위기가 불거졌고,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처럼 관세 폭탄으로 인한 타격이 우려되면서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무역전쟁이 부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리스크 목록'이 있으며 "그 첫 번째는 분명히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으로 시작된 무역갈등"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유로존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IMF가 다음 달 경제 전망치를 '약간'(modestly)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주요 기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국 경제방송 CNBC가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4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각 기업이 직면한 최대 외부 위험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꼽은 응답자가 35%에 달했다.

이는 2017년 4분기(11.6%)에 비해 3배로 늘어난 것이자 2018년 1분기(27%)보다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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