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 수출 '흔들'…작년 증가율 30%→올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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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도 수출 '흔들'…작년 증가율 30%→올해 4%
  • 한승호 기자
  • 승인 2018.06.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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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한승호 기자] 올해 들어 한국의 대(對)인도 수출이 크게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몇 년간 대인도 수출을 이끌었던 통신망 기지국 관련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떠오르는 미래시장'인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각국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상황인 만큼 국내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우리나라의 대인도 수출액은 62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우리나라의 올해 전체 수출증가율 8.1%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의 대인도 수출증가율이 29.8%로 전체 수출증가율 15.8%를 훨씬 웃돌았다.

인도는 일본, 대만에 이어 우리나라의 7번째 수출 상대국이다.

한국의 인도 수출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전자기기·부품 수출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력 품목인 철강과 자동차 부품의 수출은 올해 5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9%, 21.1%씩 늘었지만 전자기기 수출은 42.9%나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전기기기 제품 중 통신망 기지국 수출이 올해 7천600만달러로 작년보다 91.1%나 급감했다.

기지국 분야는 한국의 대인도 수출에서 2016년 1위, 2017년 2위를 기록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인도 시장 진출을 이끄는 '효자 종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인도 내 차세대 통신망 기지국 설치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국산 제품 수출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기지국이 포함된 전자기기와 전자제품 분야는 중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기도 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인도 수입시장 1위 국가인 중국은 전기전자제품을 앞세워 인도 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2년만 하더라도 인도 내 수입시장 점유율이 10.7%에 불과했던 중국은 2015년(15.5%), 2016년(16.8%), 2017년(상반기 15.4%) 등 최근에는 15%를 넘어서고 있다.

▲ 사진=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여 있는 수출입 컨테이너.(연합뉴스 제공)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기전자제품은 중국의 대인도 수출 중 38.4%를 차지한다. 2012년에는 25.9% 수준이었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인도 수출 정체로 지난 수년간 완만하게 상승세를 보이던 한국산 점유율 부문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는 인도 수입시장 내 점유율을 꾸준히 늘렸다.

2012년 2.8%, 2013년 2.7%, 2014년 2.9%를 기록한 뒤 2015년에는 점유율 3%를 돌파해 3.3%를 달성했다.

2016년에도 3.4%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상반기까지 점유율 3.4%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외에는 뾰족한 수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광물성 연료와 귀금속이 전체 수입에서 30~45%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의 지난해 상반기 주요 수입국 면면을 살펴보면 아랍에미리트(2위), 사우디아라비아(5위), 인도네시아(6위), 이라크(8위) 등 산유국과 스위스(3위), 홍콩(10위) 등 귀금속 수출국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한국은 이 수입국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출 상황이 어려워져 점유율과 순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기준 인도의 총 교역액은 7천456억2천만달러로 세계 14위다.

멕시코(12위, 8천416억 달러), 벨기에(13위, 8천326억 달러)보다는 규모가 작고, 싱가포르(15위, 7천9억 달러), 러시아(18위, 5천909억 달러), 브라질(27위, 3천752억 달러)보다는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전망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까지 전세계 평균 성장률인 3.5% 안팎을 2배 이상 웃도는 7~8%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에 이어 인도가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로 등판하는 형국이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개혁 등의 성과에 힘입어 연 7%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 등 주요국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 접근을 강화하려면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추가 자유화,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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