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ATO 회원국, 국방비 GDP 2%로 즉각 늘려야"..회원국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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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NATO 회원국, 국방비 GDP 2%로 즉각 늘려야"..회원국 반발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8.07.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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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에 안보까지 갈등 확산...NATO 억지력·방위력 증강은 합의
▲ 사진=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요구로 NATO 정상회의가 갈등 분위기를 내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11일 브뤼셀 NATO 본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회원국 국방비 증액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NATO의 억지력 및 국방력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1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29개 회원국 정상과 20개 NATO 파트너국의 정상과 대표, UN·유럽연합(EU)과 같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강행 이후 미국과 유럽이 무역전쟁으로 치닫고 있고,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 합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로 외교적으로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열려 관심이 쏠렸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ATO 회원국이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한다면서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요구해왔고, 유럽의 NATO 회원국은 이에 반발해 왔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이 안보문제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첫날 회의에서 NATO 회원국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려 유럽과 북미지역에 대한 방위비 부담을 NATO 회원국들이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 2014년 NATO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왜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국만 이 합의를 충족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럽 보호를 위해 국방비를 지불하고도 무역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유럽의 NATO 회원국을 향해 "GDP 2%의 국방비 지출을 오는 2025년까지가 아니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회의에서 비록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었지만 28개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GDP의 2%가 아니라 당초 목표치의 2배인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백악관은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과의 조찬회동에서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자신들의 안보를 위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하며 미국과 유럽의 위협이 되는 러시아와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다고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 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언급하며 "독일은 러시아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러시아에 포로가 돼 있다. 독일은 총체적으로 러시아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1.24%이고,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3.5%에 달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돼서 국방비 지출도 늘리지 못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동독 출신임을 상기시키며 "나는 소련의 통제를 받았던 동독에서 직접 경험했다"면서 "오늘날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매우 행복하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NATO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2024년까지 독일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더 지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웨일스 나토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ATO는 당초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무역 및 외교 분야 분쟁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에서 만큼은 강력한 동맹을 과시하기를 기대했으나 미국과 독일의 대립이 부각되면서 안보갈등만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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