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 폭락, 터키 진출 韓 기업 "가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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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폭락, 터키 진출 韓 기업 "가전 타격 우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8.08.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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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건설이 보스포루스해협 해저터널 시공에 쓴 장비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리라화 폭락 여파에 직접 노출된, 터키 진출 한국기업이 가격 인상 등으로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리라달러 환율은 올 들어 1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58% 넘게 급등, 리라화 가치가 달러 대비 37% 폭락했다.
 
이는 한국기업이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며 예상한 달러당 최대 5리라 선을 훨씬 웃돈다.
 
제품을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전량 수입해 리라로 판매하는 한국기업이라면 단기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제품 판매가격이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훨씬 싸진 탓이다.
 
터키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은 투자나 영업활동을 잠정 보류하고 환율 동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중견기업 터키법인의 관계자는 "환율이 더 치솟는다면 팔아도 손해만 늘어나게 된다"면서 "터키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체결한 계약의 수금에 집중하며 상황을 일단 지켜보는 한국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한국기업은 환율 상승을 이유로 신속하게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오른 환율을 모두 반영할 정도로 급격한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달 17일 삼성은 환율 급등을 이유로 스마트폰 S9 가격을 4천899리라(약 93만원)에서 5천349리라(약 101만원)로, 노트9 가격을 5천499리라(약 104만원)에서 6천149리라(약 116만원)로 각각 인상했다고 터키 언론이 전했다. 약 10% 인상률로, 환율 인상폭에 못 미친다.
 
현대자동차 등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기업은 리라가치 하락으로 인한 효과를 일부 기대할 수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또 달러 또는 유로 기준으로 대금을 받는 섬유 업체나 사회기반시설 운영 기업도 손실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달 14일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그들이 아이폰을 갖고 있다면 다른 쪽에는 삼성이 있다"고 말하며, 미국 전자제품 불매를 선언해 장기적으로 한국 전자업계에 '반사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터키 주재 한국기업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야 한국 브랜드의 가격이 높아졌다고 해서 터키산으로 당장 이동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겠지만 TV 등 가전은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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