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해외건설 업계 울상…수주 목표 달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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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해외건설 업계 울상…수주 목표 달성 불투명
  • 윤경숙 기자
  • 승인 2014.12.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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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달러 목표, 12월 현재 591억 수주
▲ 태국의 정권교체로 계약 단계였던 태국 물관리 사업(약 50억 달러) 수주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태국 물관리사업 프로젝트별 위치도.

[코리아포스트=윤경숙기자]]저유가로 해외건설업계가 울상이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계획되었던 일부 중동지역의 굵직한 대형 정유 플랜트 공사 발주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태국 물관리 사업의 계약이 불투명해졌다.

해외건설 업계는 연초 700억 달러 수주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업계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산유국의 발주처들이 신규 공사 발주를 연기할 가능성이 커져 내년 이후 해외건설 수주실적도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12월 현재 수주액 591억 달러…700억 달러 달성 낙관 못해

3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총 591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토부가 연초에 수립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700억 달러.올해 말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주 목표액까지 110억 달러 가량이 부족한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연초 쿠웨이트·알제리·이라크 등지에서 프로젝트별로 30억∼7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플랜트 수주 계약이 잇달아 터지며 한 때 목표액인 700억 달러를 넘어 720억 달러의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올해 발주처 내부 사정과 정정불안 등 각국의 상황으로 하반기 들어 대형 공사 발주물량이 기대 이하로 줄어들면서 700억 달러 달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됐다.

특히 연내 국내 건설사들의 추가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던 110억 달러(공사액)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NRP) 사업이 쿠웨이트 정부의 행정절차 지연 등에 따라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목표달성에 차질이 생겼다. 

태국의 정권교체로 계약 단계였던 태국 물관리 사업(약 50억 달러) 수주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도 악재다. 

최근 유가 하락세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발주처들이 적극적으로 공사 발주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올해 700억 달러 달성을 자신했던 정부와 건설업계에는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과 수주점검회의를 자주 개최하며 계약이 임박한 단지를 중심으로 연내 계약 체결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달 중 계약이 유력한 5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비료공장과 이라크·싱가포르 등지에서 연내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110억 달러를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수주가 진행중인 것들이 모두 성사된다면 7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700억 달러 미만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연말 건설사의 계약추이를 봐야겠지만 연초에 비해 수주 동력이 다소 떨어지면서 650억∼700억 달러 사이에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올해 태국 물관리 사업 계약이 무산된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양호한 성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특히 올해 수주액이 지난해 전체 수주액(652억 달러)을 웃돌 것이 확실시되면서 18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계약분이 포함된 2010년(716억 달러)을 제외하고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 유가하락 지속되면 내년이 더 문제 

그러나 내년 이후 해외건설 수주액은 이보다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저유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올해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가 주축인 중동 국가의 수주액은 총 306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약 5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공사 수주 국가나 공종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동·아프리카 플랜트 수주의 의존도가 높다"며 "유가가 공사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통상 산유국의 경우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기준유가로 예산편성을 하고 공사 발주계획을 수립하는데 현재 유가가 60달러 중반대로 떨어지면서 수익성 문제로 내년에 공사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발주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해외공사 수주도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차관급 이상의 수주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동 이외에 아시아나 중남미 등 신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자원개발 등 투자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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